빅데이터 분석하고 음성인식까지…갈수록 똑똑해지는 '홈IoT'
이동통신사들이 홈 사물인터넷(IoT)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및 제품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가스밸브 차단, 폐쇄회로TV(CCTV), 현관문 개폐 등 초기 스마트홈 기술을 넘어 가정 내 모든 가전제품을 하나의 네트워크망에 연결해 제어하는 홈IoT 기술은 포화 상태에 달한 국내 통신시장의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하기 위해 가전제품 제조사들과 손잡고 IoT 연동 제품 개발에 나서는 것은 물론 대형 건설사들이 분양할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사전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통신사 홈IoT 서비스 영역 확장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홈IoT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2019년까지 연평균 20.4%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빅데이터 분석하고 음성인식까지…갈수록 똑똑해지는 '홈IoT'
SK텔레콤은 작년 5월 개방형 스마트홈 서비스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고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개방형 스마트홈은 쉽게 말해 오픈 플랫폼 방식으로 제조사에 상관없이 모든 가전제품 및 관련 서비스 제품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달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 에스원 등 46개 기업들과 함께 IoT 에어컨, 공기청정기, 밥솥 등 40여개의 스마트홈 연동기기를 선보였다. 올해까지 제휴사를 50개 이상으로 늘리고 연동기기도 100개 이상 내놓을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외부 환경에 따라 자동 설정 및 통제 기능이 작동되는 지능형 서비스를 탑재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위치 및 동작감지 센서를 활용해 이용자의 이동 패턴을 분석하고, 이용자 위치를 퇴근길로 인식해 가전제품의 동작을 ‘귀가 모드’로 제안하는 방식 등이다.

음성 인식 기술을 도입해 별도의 터치나 조작 없이도 IoT 연동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개방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2020년까지 가전제품, 신규 분양주택, 홈리모델링 등 국내 홈IoT 관련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능형 홈IoT 연동기기 속속 선보여

LG유플러스의 홈IoT 서비스인 ‘IoT앳홈’ 가입자는 지난달 30만명을 넘었다. IoT도어록, 가스록, 에너지미터 등 총 18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oT앳홈의 차별점은 조건부 제어(IFTTT) 기능이다. 사용자의 생활패턴을 빅데이터 기법으로 분석한 뒤 자동실행 환경을 설정해 IoT 기기 간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외출모드’를 설정한 상태에서 외출 중 창문이 열려질 경우 거실 조명과 TV가 자동으로 켜지고 사용자에게 알림 메시지가 발송된다.

삼성전자 등 국내 가전제조사와 지능형 IoT 제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날씨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하고 외부 온도 및 미세먼지 농도 등을 고려해 작동하는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와 손잡고 ‘실버케어 IoT플랫폼’이 연동된 스마트홈 냉장고를 선보였다. 혼자 사는 노인이나 치매 노인 가정에서 12시간 이상 냉장고 문 열림이 감지되지 않으면 위급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자녀나 보호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KT는 작년 11월 집안 가전제품을 원격제어할 수 있는 ‘올레 기가(GiGA) IoT 홈매니저’를 선보였다. 지난 2월에는 IoT 플러그, 가스안전기, 현관문 열림감지기 등을 내놓았다. KT의 차별화된 서비스는 ‘헬스테인먼트’다. 유명 트레이너 숀리와 함께 1 대 1 개인 트레이닝이 가능한 ‘홈 IoT 헬스밴드’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에 자신의 신체정보와 감량하고 싶은 부위를 입력하면 자사의 인터넷TV(IPTV)인 올레tv에서 숀리가 추천하는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화면을 보면서 쉽게 운동을 따라할 수 있다.

올레tv에서 즐길 수 있는 ‘IoT 헬스바이크’도 주목받고 있다. 게임같이 즐기며 운동효과도 얻을 수 있다. 핸들 조작이 가능한 휴대용 자전거를 올레tv와 연결하면 화면을 통해 실제 자전거를 타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화면 속에 오르막 경사가 나타나면 자전거 페달에 부하가 가해진다. 역시 올레tv를 활용해 즐길 수 있는 ‘골프 퍼팅’ 서비스도 선보였다.

◆건설사 대상 수주 경쟁

통신사들은 홈IoT 사업 확대를 위해 대형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수주 경쟁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고 내년 상반기부터 LH의 임대주택을 포함한 분양 및 입주 아파트에 스마트홈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이달 분양을 앞둔 경기 동탄신도시 힐스테이트 아파트 1479가구에 스마트홈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첫 결과물이다. 올해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아파트 12개 단지 1만2000가구에도 스마트홈 서비스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대우건설과 협약을 맺고 유·무선을 통합한 홈IoT 시스템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거실 벽에 부착한 ‘스마트 월패드’를 통해 아파트 입주자들이 홈 네트워크와 IoT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KT는 자회사 KT에스테이트가 시행한 기업형 임대주택 ‘리마크빌’에 IoT 건강체크, 스마트택배, 가스량 체크가 가능한 홈IoT 솔루션을 접목할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