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 디자인 <152> 의료비 절반은 65세 이후에 지출…건강이 재테크다
71세에 이스라엘 총리가 된 골다 메이어는 “70세가 되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볼 일도 아니다”는 말을 남겼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해 사회가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런가 하면 고령화 사회를 연구하는 폴 어빙 밀켄연구소 대표는 그가 쓴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에서 나이 드는 것이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은 더 지혜로워지므로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이 훌륭한 인적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바로 인류 앞에 놓인 새로운 과제라는 것이다. 참으로 신선한 제안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우리의 관심사는 주로 고령화로 인해 나타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그가 고령화를 바라보는 시선은 훨씬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다.

고령화의 해답은 한 사회와 국가를 넘어선 거시적인 담론을 통해 찾아낼 수 있다. 고령자가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 한편 이들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를 발굴해야 한다. 한마디로 고령자를 통해 사회, 국가 나아가 전 세계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는 시점이다.

물론 이런 작업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한정된 재원을 고령자에게 투자하는 데 따른 정치적 의사결정이 필요하고, 그 재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집행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메이어 총리 역시 고령사회를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된다고 말했는지 모른다. 그만큼 오랜 기간 수많은 논쟁을 거쳐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시스템인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본인이 평생 쌓아온 커리어와 지혜가 사장되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틈틈이 짬을 내 본인의 인적자본에 투자함으로써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다만 이때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빈곤과 질병에 대한 준비가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노력도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이제껏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긴 노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생애 의료비 가운데 절반 이상을 65세 이후에 지출하는 데다 노후빈곤율이 2015년 기준 49.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과 사회가 개발해 놓은 각종 보험과 연금제도를 활용해 노후의 질병과 빈곤에 적극 대처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런 준비는 하루라도 더 젊을 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최은아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