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가 기획재정부에 요구한 내년 예산 증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0일 기재부가 발표한 ‘2017년 예산 요구 현황’에 따르면 전 부처가 기재부에 제출한 내년 예산(기금 포함) 요구 규모는 398조1000억원으로 올해(386조4000억원)보다 11조7000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3.0%로 사상 최저치다.

분야별로는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지출 요구액이 올해보다 15.4%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외교·통일(-5.5%), 산업·중소기업·에너지(-5.5%) 등의 요구액이 줄었다. 반면 문화 부문은 예산 요구액이 5.8%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국방(5.3%)과 보건·복지·고용(5.3%) 부문 등의 요구액도 증가했다. 국방 부문에는 내년 사병 월급을 상병 기준으로 작년보다 10% 많은 19만5800원으로 책정하는 요구안이 포함됐다.

내년 예산 요구 증가율이 떨어진 것은 재정 개혁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해 보조금사업 수를 10% 이상 줄인 데 이어 올해 재량 지출(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지출)을 10% 감축하는 내용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기재부는 부처별 요구안을 바탕으로 내년 예산안을 확정해 오는 9월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