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가전매장에서 경쟁사 제품을 파손한 혐의로 기소된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장(사장)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는 10일 조 사장에 대해 "1심의 여러 증거조사를 살펴보면 1심의 무죄 판단이 옳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피고인이 세탁기 도어를 양손으로 누른 것이 분명하다고 해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에 CCTV를 사실조회했다"며 "결과는 1심의 판단에 배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함께 기소된 세탁기연구소장 조모 상무(51)와 홍보담당 전모 전무(56)도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조 사장 등은 2014년 9월3일 독일 베를린 가전매장 2곳에서 삼성전자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2대와건조기 1대의 문을 아래로 여러 차례 눌러 도어 연결부(힌지)를 고의로 부순 혐의 등으로 지난해 2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사건 발생 이후 LG전자가 해명 보도자료를 내면서 삼성 세탁기가 유독 힌지 부분이 취약하다고 표현하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보고 조 사장과 전 전무에게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도 적용했다.

그러나 1심은 사건 당시 상황이 담긴 매장 CCTV 영상과 매장 직원들의 진술을 종합해볼 때 조 사장이 세탁기를 파손한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재물손괴 혐의에 무죄를 내렸다.

또 LG전자의 보도자료 내용을 사실 적시가 아닌 의견 표명으로 보고 업무방해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명예훼손 혐의도 삼성과 LG의 합의로 삼성 측이 고소를 취소하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공소기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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