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란 글로벌 해운시장 컴백 준비"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조선사들이 이란의 해운·석유회사들과 24억 달러(약 2조8천억원) 규모의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미포조선은 이란 해운사 IRISL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석유운반선 최대 10척과 이른바 핸디사이즈 규모의 벌크선 최소 6척을 건조하는 내용이다.

석유운반선은 대당 가격이 약 3천만달러이며 핸디사이즈 벌크선은 2천만달러 정도다.

IRISL은 또 현대중공업과도 최대 6대의 1만4천500 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 계약을 위해 협상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 국유 조선사인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의 자회사인 다롄선박중공업(DSIC)도 현대중공업과 수주 경쟁을 하고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WSJ는 이란의 선박 발주에 대해 올해 들어 경제 제재가 풀린 뒤 글로벌 해운시장에 복귀하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발주를 완료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으며, 이란 측은 국가 간의 석유계약을 통해 선박 가격의 20%인 선수금을 처리하려고 한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석유계약이 성사된다면 한국 당국이 조선사에 대해 선수금 환급 보증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IRISL은 115척(330만 DWT)의 선박이 있지만, 상당수는 안전한 운항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낡았다.

이 회사는 선박 현대화를 준비하는 동안 적어도 3년은 그리스나 다른 나라의 선주로부터 많은 배를 빌려 쓸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국영 석유회사(NIOC)의 자회사인 IOOC는 원유 시추용 해양플랜트인 잭업리그 최소 5기 주문을 위해 대우조선해양과 진전된 단계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잭업리그는 대당 가격이 2억500만 달러이다.

대우조선이 해양플랜트를 수주한 것은 2014년 11월이 마지막이었다.

소식통은 IOOC가 대우조선과 MOU 체결을 준비 중이라면서도 다른 조선사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은 국제유가는 낮고 해상 시추 비용은 비싸 리그 발주가 드문 상황이라 메이저 조선소들이 수주 경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조선업계에 따르면 IOOC는 오일리그 발주와 관련해 삼성중공업과도 협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한국과 중국의 조선사 임원들이 최근 수개월 사이 수주를 위해 테헤란을 찾았다고 전했다.

선박 과잉공급과 글로벌 경제 둔화 때문에 근래 선박 발주는 씨가 마른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