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함께 선주에 신뢰감 줘 수주 가능성 높일 터"

세계 조선 경기 불황 속에 올 들어 수주를 전혀 못한 중소형 조선사 성동조선해양이 세계 최대 선박박람회가 열리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노사가 공동으로 회사의 명운을 건 수주 활동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성동조선해양 지난 6일 저녁(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막한 '2016 포시도니아'에서 노사가 합심해 수주를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성동조선해양의 한 관계자는 "김철년 대표이사와 강기성 노동조합 지회장, 영업 부문 직원 등 총 8명이 새벽부터 밤까지 시간을 쪼개 선주를 만나 회사 강점과 현재 상황을 설명하며, 일감을 줄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동조선해양이 이 처럼 아테네에서 절박하게 수주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수주 절벽으로 인해 남은 일감이 약 1년치에 불과해 이대로 가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10년 5월 시작된 채권단 자율협약으로 현재까지 2조7천억원의 자금이 투입된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6년간 인력 감축과 급여 동결로 비용을 줄이고 삼성중공업과의 경영협력 협약을 통해 경영 노하우를 전달받은 데 힘입어 재무 상황이 최근 개선되긴 했으나 작년 11월 원유운반선 2척을 따낸 이후로는 수주 실적이 전무하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 비록 수주는 없었지만 과거 수주한 19척의 선박을 건조 일정에 맞춰 순조롭게 인도한 덕분에 재무 사정엔 문제가 없다"며 "수주만 뒷받침되면 앞으로 경영 사정이 계속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노사가 세계 주요 선주들이 모이는 이곳에 총출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사가 함께 선주들을 만남으로써 선주에게 품질과 생산 공정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면 수주로 연결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며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이 지난 달 법정관리를 신청한 STX조선해양에 이어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대선조선 등 다른 중소형 조선사에 대해서도 조만간 매각이나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설이 시장에서 돌고 있어 성동조선해양은 2001년 회사 창립 이래 또 하나의 큰 위기를 맞은 것으로 평가된다.

(아테네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