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2%인데 물가는 0%대…한은, 첫 물가 설명회 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0%대로 떨어지자 한국은행이 고심하고 있다. 한은의 중기 물가목표치인 2.0%에서 더 멀어졌기 때문이다. 다음달 이주열 한은 총재 등이 목표치 이탈에 대해 사상 첫 설명에 나설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6일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까지 낮게 나오면 한은이 설명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며 “다음달 기자간담회를 여는 방안 등 여러 형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말 한은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적용할 중기 물가안정목표를 ‘소비자물가 상승률 2.0%’로 정했다. 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으로 목표치를 0.5%포인트 넘게 이탈하면 한은이 그 원인과 전망 등을 설명하기로 했다. 유명무실하다고 비판받아온 물가안정목표를 책임 있게 이행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8%로 전월(1.0%)보다 하락했다. 지난 1월 0.8%에서 2월 1.3%로 반짝 오르더니 3월(1.0%)부터 하향 곡선을 그렸다. 물가목표치 2.0%를 다섯 달째 0.5%포인트 넘게 이탈한 것이다. 이달 물가가 1.5% 이상 급등하지 않는 이상 한은이 설명 의무를 피할 수 없다.

이달 소비자물가 통계가 다음달 초에 나오므로 설명은 다음달 중 이뤄질 전망이다. 설명 시점은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 금리결정회의가 예정된 14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물가목표 이행과 관련한 사상 첫 설명이어서 형식을 고민하고 있다”며 “책임을 강조하기 위해 별도 설명회를 여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저물가 상황에서 한은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불붙을 전망이다. 지난 4월 한은은 국제 유가가 완만히 오르면서 물가상승률이 하반기 1.4%, 내년 2.0%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장기로는 물가목표가 달성되므로 당장 금리 인하에 나설 상황은 아니라는 시각이었다. 다음달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에 따라 이 같은 태도에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