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직원들이 스마트기기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점검하고 있다.
포스코 직원들이 스마트기기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점검하고 있다.
포스코의 주요 생산품은 철강제품이다. 포스코 생산현장에서는 고온의 쇳물이 24시간 쏟아져나온다. 설비 크기는 다른 제조업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중후장대(重厚長大)’라는 표현에 걸맞은 기업이다.

이런 기업 특성상 정보기술(IT)을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반 제조업체는 조립공정과 관련해 IT를 접목하면 되지만 철강산업은 초대형 설비가 이어지는데다 고온에서 쇳물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IT 접목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포스코는 꾸준히 스마트공장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설비고장과 품질불량, 재고 등 세 가지가 없는 ‘3무(無)공장’을 만들기 위해서다.

액체 상태의 쇳물이 자동차강판 등 최종 제품이 되기까지는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철강공정은 순식간에 진행되는데, 특정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최대한 빨리 파악해 해결해야 한다. 이런 문제는 품질불량 및 설비고장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포스코가 스마트공장 구축에 집중하는 것도 이를 피하기 위해서다.

포스코 스마트공장의 사물인터넷(IoT) 기술은 설비에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이를 담당자에게 통보한다. 설비고장으로 이어지기 전 단계에 문제를 해결해 고가의 생산설비가 고장나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이다. 이를 통해 설비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재고관리도 스마트공장의 역할 중 하나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필요한 제품의 양을 정확히 예측, 불필요한 재고가 쌓이는 것을 막는다.

시각인식 기술을 이용한 결함인식 장치와 원자재 재고량 파악 드론 등이 실제 포스코에서 활용되고 있는 스마트공장 관련 기술이다. 포스코는 시각인식 기술을 통해 초당 1.8㎞ 속도로 움직이는 철강제품의 표면 결함을 점검한다.

결함이 발생하면 로봇을 투입해 실시간으로 해결한다. 드론은 남아 있는 원자재량을 상시 확인해 특정 원자재를 추가로 구매해야 된다고 판단되면 이를 직접 주문한다.

포스코가 스마트공장 구축에 힘을 쏟는 또 다른 이유는 직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하공간 등 위험지역에서 작업할 때 유해가스 누출 등 위험상황이 발생하면 실시간으로 작업자에게 알려주고, 사용자의 스마트워치를 통해 긴급대피를 유도한다. 위험에 처한 작업자 역시 이런 스마트기기를 통해 긴급구조 요청을 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회사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다른 산업 제조현장에 공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