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스푼 넣으니 맛이 확 사네요"…MSG 없는 액상조미료 '쑥쑥'
“자, 이제 ‘마법의 한 스푼’을 넣겠습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30대 주부 유모씨는 최근 한 요리 방송 프로그램을 보다가 셰프가 하는 말을 들었다. 셰프는 액체 형태로 된 조미료가 채소를 활용한 식물성 제품인 데다, 원재료의 맛을 살려준다고 했다. 평소 화학조미료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던 유모씨는 이 조미료를 사보기로 했다. 유씨 같은 소비자 덕에 액체로 만든 액상 조미료 시장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액상 조미료 시장 3년 새 4배 늘어

"한 스푼 넣으니 맛이 확 사네요"…MSG 없는 액상조미료 '쑥쑥'
식품업계는 액상 조미료 시장이 200억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2012년(50억원)보다 4배 정도로 커졌다. 분말 조미료를 쓰던 소비자들이 액상 조미료로 갈아탔기 때문이다. 작년 분말 조미료 시장 규모는 1099억원 정도였다. 3년 새 19%가량 줄어들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전체 조미료 판매액에서 액상 조미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0.5%, 2015년 12.5%, 올 1~5월 13.2%로 매년 늘고 있다. 김명준 이마트 조미료 상품기획자는 “자연 원료를 이용해 요리 맛을 살려주는 액상 조미료가 소비자들에게 웰빙 조미료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미료는 발효 조미료, 종합 조미료, 자연 조미료, 액상 조미료 등 재료와 형태의 차이에 따라 네 가지로 나뉜다. 1세대인 발효 조미료는 인공 조미 성분인 MSG(L-글루타민산나트륨)를 넣은 것이다. 대상의 ‘미원’이 대표 제품이다. 2세대인 종합 조미료는 MSG에 복합양념을 첨가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의 ‘다시다’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3세대인 자연 조미료는 소비자들이 꺼리는 MSG를 넣지 않아 천연 조미료나 프리미엄 조미료로도 불린다.

4세대 액상 조미료는 콩·채소 등을 이용한 순(純)식물성 제품이 대부분으로 건강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MSG가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연구 결과에도 식품첨가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사회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CJ·대상 작년 액상 조미료 출시

액상 조미료의 대표적인 제품은 샘표식품에서 내놓은 ‘연두’다. 발효된 콩과 채소를 우려낸 물로 만든 100% 식물성 제품이다. 무침, 국물, 조림, 볶음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분말 조미료와의 차이점이다.

CJ제일제당(‘다시다 요리수’)과 대상(‘요리에 한수’)도 작년에 액상 조미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시다 요리수는 다시다 표고버섯 양배추 마늘 대파 등 채소를 우린 물이고, 요리에 한수는 콩 채소 쇠고기가 주요 성분이다. CJ제일제당은 다시다 요리수를 2020년까지 매출 500억원대의 대표 조미료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액상 조미료 시장이 2년 안에 6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