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미국 수출용 훈련기 첫 비행 성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국 수출을 겨냥해 개발 중인 국산 고등훈련기(T-50A·사진)의 첫 비행에 성공했다. 내년 미국 정부 입찰을 앞두고 경쟁 업체 중 가장 먼저 시험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KAI는 세계 최대 방산업체인 미국 록히드마틴과 공동 개발한 T-50A가 지난 2일 경남 사천에서 50여분간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고 3일 발표했다. 시험 비행에는 국방부, 공군, 방위사업청 관계자와 KAI, 록히드마틴 실무진 등이 참관했다. KAI와 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은 경쟁사 가운데 가장 먼저 비행시험을 시행해 성능 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미국 정부는 고등훈련기(T-X) 도입사업의 입찰공고를 올해 말 내고 내년에 사업자를 선정해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T-X 입찰에는 KAI와 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을 비롯해 미국 보잉과 스웨덴 사브 컨소시엄, 이탈리아 방산그룹인 핀메카니카그룹의 에어마키, 미국 방산업체 제너럴 다이내믹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T-X사업은 1차 미 공군 350대를 비롯해 미 해군 등의 추가 소요를 고려하면 1000대, 2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사업이다. KAI는 T-50A가 선정되면 한·미 방위협력 강화에 크게 기여함은 물론 앞으로 세계 고등훈련기와 경공격기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성용 KAI 사장은 지난달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항공기 종주국이자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수출하면 KAI의 수출이 탄력을 받고 세계 방산업계에서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KAI는 미국 수출에 성공하면 캐나다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고등훈련기 수요가 많은 다른 국가에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T-50A는 2006년 KAI가 개발한 T-50을 최신화한 기종으로, 미 공군이 요구하는 대화면 시현기(LAD)를 갖춘 조종석과 가상훈련(ET) 기능이 추가돼 훈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