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콘서트와 국내 중소기업들의 상품 전시회를 결합한 한류 페스티벌인 ‘KCON 2016 프랑스’가 2일 파리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티켓 판매 4시간 만에 1만2500석이 매진된 K팝 콘서트에선 방탄소년단 등 전 출연진이 ‘아리랑 연곡’을 K팝 버전으로 편곡해 부르며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의 의미를 팬들과 나눴다. 이와 함께 투쿨포스쿨(화장품), 에스크컬쳐(한국문화 공유 플랫폼) 등 60여개 중소기업은 K콘텐츠, K투어, K에듀케이션, K굿즈 등 주제별로 체험공간을 마련해 한국 상품의 우수성을 알렸다.
[소프트 수출파워 세계를 연다] 중기 수출 고속도로 된 'K팝 페스티벌'…2년간 경제효과 540억
○中企 수출의 선봉

CJ E&M이 주최하는 KCON과 MAMA(엠넷아시안뮤직어워즈)가 K팝 콘서트와 컨벤션을 결합해 중소기업에 수출 활로를 열어주고 있다. KCON과 MAMA는 2014년부터 이날 파리 행사까지 2년여간 미국 일본 홍콩 등지에서 총 여섯 차례 열렸다. 행사장에는 한류와 연계성이 높은 뷰티, 패션, 아이디어 생활용품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평균 45개씩 참여해 약 54억원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수출 상담과 판로 개척 효과까지 합치면 그보다 10배 이상의 경제 효과를 거둔 것으로 중소기업들은 보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해당 국가의 바이어와 수출 상담 자리가 마련돼 수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CJ E&M이라는 큰 배가 앞장서 조그마한 여러 척의 배를 이끄는 선단(船團)형 수출 모델인 셈. 신형관 CJ E&M 엠넷콘텐츠부문장은 “KCON과 MAMA는 문화와 산업을 접목한 창조경제의 대표 사례”라며 “글로벌 문화 플랫폼을 통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해 ‘코리아 프리미엄’의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제품에 현지인 주문 쇄도

현지인들의 높은 관심 덕분에 전시 제품에 대한 주문도 늘고 있다. 천연비누 제조업체 향원은 지난 4월9~10일 도쿄에서 열린 ‘KCON 2016 Japan’에서 뜻밖에 5600만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K팝 콘서트장에 마련한 컨벤션 부스에서 마케팅을 위해 선보인 제품에 팬과 바이어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즉석에서 계약이 이뤄진 것. 아즈사 나가시마 씨(21·도쿄외국어대)는 “가수 니콜이 부스에 있다는 소리를 듣고 친구들과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공연장 밖에서 다양한 한국 제품을 K팝 스타와 함께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류태규 향원 대표는 “K팝 스타들의 홍보 지원이 회사 브랜드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기뻐했다.

지난해 홍콩에서 열린 MAMA에 참여한 스마트플랫폼 콘텐츠 전문 제작사 간비는 사전 행사인 프리위크 이틀 만에 준비해 간 제품 90세트를 모두 판매했다. 김현곤 간비 대표는 “홍콩이 아시아의 경제 허브인 만큼 우리 기업의 우수한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중학생 두 딸과 이 행사에 참여한 데비 펑 씨(45)는 “K팝 콘서트로 알고 왔는데 패션과 뷰티까지 다양한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한국 드라마에서 본 속눈썹 드라이기를 샀다”며 흡족해했다.

화장품 제조업체인 진코스텍의 김임준 대표는 “‘MAMA’에서 다양한 고객을 한꺼번에 만나 중국 수출 전략을 짜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뷰티패션쇼, K팝 팬 행사 등의 축제 분위기가 판촉 활동에 시너지를 냈다”고 말했다.

○CJ E&M, 체계적 지원

고데기 전문기업 보다나의 ‘보다나 봉고데기’는 지난 3월 서울의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에 입점한 지 1주일 만에 매출이 전월보다 28배나 늘었다. 최수정 보다나 대표는 “CJ E&M의 멘토링을 받아 제품 손잡이 부분의 열전도율을 개선했다”며 “명동점 입점을 계기로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CJ E&M은 이처럼 사전 멘토링은 물론 행사 후 유통사 입점, 제품 전시회 참여 등도 주선해준다. 이 때문에 KCON 참여 기업 중 95% 이상이 재참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파리=장진모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