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ㆍ마케팅 비용 상승…다른 미디어 기업들도 '허덕'

미국의 메이저 영화 스튜디오·방송들이 경영 부진에 따른 비용 절감을 위해 잇따라 '군살 빼기'에 나섰다.

호주 출신의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84)의 21세기 폭스가 산하 영화 스튜디오·TV 계열사의 경영난 타개를 위해 직원들을 상대로 바이아웃(Buy-out) 시행에 들어갔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일(현지시간) 전했다.

바이아웃은 계약이 만료되기 전 직원에게 연봉을 지급하고 자발적인 퇴직을 유도하는 제도로 우리나라의 명예퇴직과 유사하다.

21세기 폭스는 이번 바이아웃 시행으로 2억5천만 달러(약 2천978억 원)의 경비를 절감할 것으로 추산했다.

21세기 폭스의 바이아웃 시행은 주로 영화 스튜디오와 방송사들이 몰려있는 로스앤젤레스(LA) 지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번 바이아웃에 직원 300∼400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클라우디아 루이스 폭스 서치라이트 대표, 제프리 갓식 20세기폭스 컨슈머 프로덕트 사장이 포함돼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21세기 폭스는 세계 최대의 미디어 복합기업인 뉴스 코퍼레이션의 영화·방송 부문 그룹이다.

언론ㆍ출판부문을 맡는 뉴스코프 부문 그룹에는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뉴욕 포스트, 영국의 더 타임스 등이 속해있다.

실제로 21세기 폭스는 지난 몇 해 동안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경영 부진은 소비자들이 전통적인 TV 프로그램이나 영화에서 넷플릭스·아마존 프라임 등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대거 이전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다른 복합 미디어 그룹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파라마운트 픽처스· CBS 방송·MTV 등을 보유한 바이어컴과 워너브러더스·HBO 등을 계열사로 둔 타임워너도 지난해 바이아웃을 시행한 바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