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경제규모와 구매력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의 고급 쇠고기인 와규(和牛)와 맞먹는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한육우 사육두수의 감소 추세 역시 일본의 와규와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어 한우값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육우 가격은 2013년 1만2천814원(1kg)에서 2014년 1만4천283원, 지난해 1만6천284원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원화로 환산한 일본의 와규 가격도 1만8천865원에서 2만389원, 2만5천42원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두나라 국민의 소득격차 등을 감안하면 장바구니 물가에서 차지하는 자국산 쇠고기의 가격 비중은 엇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는 2014년 2만8천71달러, 지난해 2만7천340달러였고, 세계은행이 집계한 일본의 2014년 1인당 국민총소득은 4만2천달러였다.

쇠고기 값 상승의 선행지수격인 비육우 송아지 가격도 한일 두 나라가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농협 축산정보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전국 36개 가축시장의 수송아지(생후 6~7개월) 한 마리의 거래가격은 394만2천원으로 1년전에 비해 45.6%나 올랐고, 혈통과 발육 상태에 따라 400만원을 훌쩍 넘는 송아지도 시장에 나왔다.

일본의 비육용 송아지 가격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 3월에는 마리당 평균 82만6천엔(약 852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두 나라 모두 사육두수 감소가 쇠고기값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육우 사육두수는 2012년 305만9천마리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291만8천마리, 2014년 275만9천마리, 지난해 267만6천마리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본 와규 사육두수(와규 교잡우 포함)는 264만2천마리에서 256만7천마리, 248만9천마리로 줄었다.

농업인구 감소에 따른 후계자 부족, 고령화 등으로 축산농가가 감소한 것이 공통의 원인이고, 일본의 경우 2010년 구제역과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따른 사료용 풀의 오염 우려가 겹쳤다.

하지만 두 나라는 쇠고기 소비에 있어서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체 소비량과 1인당 소비량이 매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소폭이나마 감소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쇠고기 전체 소비량은 2013년 51만9천t에서 2014년 54만2천300t, 2015년 55만3천700t으로 늘어난 데 비해 같은 기간 일본의 전체 소비량은 86만6천500t에서 84만6천100t, 82만9천300t으로 줄었다.

2013년 이후 1인당 연간 소비량 역시 우리나라는 10.3kg, 10.8kg, 10.9kg으로 증가했지만, 일본은 6.9kg. 6.7kg. 6.6kg으로 감소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일본 모두 자국산 쇠고기 가격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한우와 와규 생산량 감소분을 수입산 쇠고기로 메우거나 돼지고기 등 대체재의 소비가 늘어나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