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상위권 쏠림 심해…자동차 중간층 훨씬 많아

국내 제조업을 대표하는 업종이라면 단연 전자와 자동차를 꼽을 수 있다.

수출전선에서도 다른 업종을 이끄는 쌍두마차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전자와 자동차 업종 중 어느 쪽이 더 강한 매출 파워를 갖고 있을까.

2일 한국2만기업연구소(소장 오일선)가 2015년 전자·자동차 업종 매출 각 1천대 기업을 비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자 매출을 100으로 봤을 때 자동차 매출은 74.9에 머물렀다.

조사는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했고 양대 업종의 완제품뿐 아니라 부품업체도 포함됐다.

전자·자동차 업종 각 1천개사의 매출 합계는 547조1천443억원으로 이중 전자가 312조7천639억원, 자동차가 234조3천804억원을 차지했다.

전자가 자동차보다 작년 한 해 78조3천835억원 많은 매출을 올렸다.

매출 파워 면에서는 전자가 자동차보다 강하다는 결론이다.

1천개사 중 상위 10%인 100개사끼리 비교해도 전체 매출 합계 462조9천81억원 중 전자가 60.5%인 279조9천402억원을 차지했다.

두 업종 100대 기업 비교에서 전자가 자동차를 약 6대4 비율로 앞선 것이다.

자동차 100대 기업 매출 합계는 182조9천679억원이다.

이는 조선(64조1천650억원)의 2.9배, 해운(25조8천131억원)의 7.1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전체 매출 규모는 자동차가 전자보다 작지만 산업구조상 '허리'를 이루는 중간기업층은 자동차가 훨씬 더 두터웠다.

우선 매출 1조 클럽에 가입된 기업 숫자부터 차이가 났다.

자동차는 매출 1조 클럽 기업이 19곳인데 비해 전자는 10곳에 불과했다.

자동차 업종에서는 현대차(44조4천396억원), 기아차(32조6천999억원), 현대모비스(19조792억원), 한국지엠(11조9천371억원), 현대위아(7조7천433억원)가 '빅5'를 형성했다.

매출 점유율은 현대차 19.0%, 기아차 14.0%였다.

이어 르노삼성차, 쌍용차,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만도, BMW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랭킹 10위권에 들었다.

톱10 자동차 기업은 전부 매출 2조원 이상이었다.

매출 5천억원이 넘는 기업 수도 자동차가 전자보다 많았다.

자동차가 38개사, 전자는 25개사였다.

매출 1천억원 이상도 자동차가 전자보다 61개 많은 196개사였다.

자동차가 전자보다 매출 규모별 기업군이 고르게 분포돼 있다는 의미다.

전자는 상대적으로 매출 상위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했다.

1조 클럽에 가입된 상위 10개 기업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80%를 점했다.

반면 자동차는 매출 1조 클럽 기업의 비중이 전체의 62.5%에 그쳤다.

즉 허리층에 있는 기업이 자동차 업종에서 훨씬 두텁게 나타났다는 얘기다.

자동차 산업에서 현대차그룹 계열의 매출 비중은 41.8%였다.

전자업종에서 삼성 계열의 매출 비중(53.4%)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이 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국내 자동차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전자산업 매출을 능가할 수 있는 모멘텀이 필요하다"면서 "자동차 산업이 정보기술(IT), 자동차·화학(Car & Chemical), 전자(Electronics)로 융합하는 이른바 'ICE 산업'으로 재편해 빠른 속도로 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