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만에 0%대로 내려…햇채소 출하로 신선식품지수 상승세 둔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 달 만에 0%대로 내려갔다.

큰 폭으로 올랐던 채소 등 신선식품 가격 상승세가 둔화한 영향이 컸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8% 올랐다.

올 1월 0.8%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1.3%를 기록하고서 3월(1.0%), 4월(1.0%) 두 달간 1%대를 유지했다가 넉 달 만에 다시 0%대로 내렸다.

저유가로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11.6% 떨어진 영향이 컸다.

석유류 가격 하락은 전체 물가 상승률을 0.49%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를 냈다.

반면 서비스물가는 2.2% 올라 전체 물가를 1.24%포인트 끌어올렸다.

전셋값은 3.7% 뛰었다.

전철요금(15.2%), 시내버스요금(9.6%)의 상승 폭도 컸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1.6%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1.9% 뛰었다.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은 올해 들어 큰 변동 없이 1%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상승한 농·축산물 영향을 제외하면 나머지 물가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생활물가지수는 0.1% 오르는 데 그쳤다.

농·축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3개월 연속 9%대 상승률을 기록했던 신선식품지수는 3.5% 올라 상승 폭이 줄었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 2월과 3월 각각 9.7%씩 오른 뒤 4월에도 9.6% 오르며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신선식품지수 중 신선채소·과실은 전월대비 각각 8.4%, 0.8% 하락했지만 게·갈치 등 일부 어종의 어획량이 줄면서 신선어개(생선과 조개류)는 전월대비 0.8% 상승했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현재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지만 작년 5∼6월엔 유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석유류 가격은 하락세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우 과장은 "햇채소가 출하되면서 농수산물 상승세가 둔화됐다"며 "배추와 양파 가격이 올랐지만 전년동월비로 보면 상승 폭이 작아졌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은 1.3% 올랐다.

작년 4월(-0.5%) 이후 13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작았다.

공업제품은 0.9% 하락했다.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6.4% 내렸다.

도시가스(-15.7%)와 지역난방비(-16.9%) 등이 내린 영향이다.

집세는 2.6% 올랐고 공공서비스와 개인서비스는 각각 2.2% 상승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배추가 43.4% 올랐지만 전월(118.3%)보다는 상승 폭이 줄었다.

무(59.3%), 마늘(57.2%), 양배추(44.2%), 게(36.9%), 국산 쇠고기(19.0%)도 올랐다.

반면 참외(-17.7%), 딸기(-17.0%), 달걀(-14.1%), 닭고기(-10.4) 등은 내렸다.

전세는 1년 전보다 3.7% 올랐고 월세는 0.3% 상승했다.

공공서비스 중에선 하수도(20.0%), 전철(15.2%), 시내버스(9.6%) 등 요금의 상승 폭이 컸다.

부동산중개수수료는 0.3% 내렸다.

개인서비스에선 외식 소주가격이 12.7%, 공동주택관리비가 3.6% 올랐다.

도시가스연결비(-14.8%), 단체여행비(-6.0%), 국내항공료(-5.8%) 등은 내렸다.

기획재정부는 농산물 가격 안정, 가스요금 인하 등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소폭 둔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국제유가 상승, 하반기 경기 활성화 대책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연합뉴스) 김동호 민경락 김수현 기자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