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경영硏…"은행들 금리 안내려 정책 파급경로 끊어져"

일본은행(BOJ)이 경기를 회복시키고 디플레이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지난 1월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도입했지만, 정책효과는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일본 내 시중은행들의 수익성만 악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마이너스금리정책과 은행업, 일본의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미쯔비시UFJ와 미즈호, 미쓰이스미토모, 리소나, 미쓰이스미토모신탁 등 일본 5대 은행그룹의 2016년 3월 결산기준 당기순이익 합계액은 2조6천197억 엔으로 2015년 3월 결산 대비 5% 줄었다.

초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이자이익이 줄었고, 시행 기간이 2개월이 채 안 되지만 마이너스 금리정책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마이너스금리 정책이 전 기간에 영향을 미칠 2017년 3월 결산기에는 5대 은행그룹의 이자이익 축소가 본격화되면서 당기순이익이 2조 4천800억 엔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또 83개 지방은행은 내년 3월 결산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이 올해 3월 결산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마이너스금리 정책에도 경기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일본의 조사업체인 제국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전국 2만3천432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마이너스금리 정책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답변은 10.9%에 불과했다.

이처럼 마이너스금리 정책에도 경기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한 것은 일본의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나 예금금리 인하로 전가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앙은행이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도입해 중앙은행 예치금에 일종의 페널티를 물리면 은행은 보유한 자금을 소화하고 예금을 줄이기 위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낮춰야 한다.

하지만 은행들이 시장점유율 경쟁으로 예금금리를 낮추지 못해 수익성만 악화하고 대출금리도 제대로 낮추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은행이 중소기업대출의 기준이 되는 단기 프라임레이트는 1.475%로 2009년 1월부터 변화가 없다.

전상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연구실장은 "마이너스금리 정책이 성공하려면 은행이 금리 인하로 중앙은행과 기업, 가계 사이에서 매개자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은행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정책의 파급경로가 끊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실장은 "금리 인하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해도 이를 해결해주는 방안이 있어야 통화정책 파급경로가 끊어지지 않는다"라며 "우리나라도 효과적인 정책파급경로를 확보한 종합적인 정책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