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사회 인종은 다양해야 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거래소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 개정안 중 27건을 삭제해달라고 31일 요청했다. 지난 4월 발표된 개정안의 기업 경영과 직접 관련된 항목 67건 중 해당 항목이 현행 상법상 근거가 없거나 충돌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은 거래소와 기업지배구조원이 상장사를 대상으로 마련한 경영 원칙과 지침이다. 이번 개정안엔 상장사 보유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 내용을 기관투자가에 공시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전경련이 이번에 삭제를 요구한 대표적 개정안 내용은 △다양한 인종의 이사회 구성 바람직 △선임된 이사의 임기 존중 △이사회 평가 및 결과 공시 △다른 주주에게 손해를 끼친 지배주주의 책임 이행 △경영승계에 관한 정책 공시 등이다.

전경련에 따르면 다양한 인종으로 이사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과 이사회를 평가해 그 결과를 공시해야 한다는 항목 등은 상법에 근거가 없는 내용이다. 이사회 구성에서 인종 성별 등에 대한 지침을 넣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많다. 선임된 이사의 임기를 존중해야 한다는 항목은 주주총회에서 언제든 이사 해임이 가능하다고 본 상법과 충돌한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전경련은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 개정 절차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개정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개정안에 대해 각계에서 건의한 내용을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하고 수렴 여부 등을 설명할 것을 기업지배구조원에 요청했다.

이철행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모든 기업에 적합한 일률적인 단일 지배구조는 없다”며 “기업이 스스로 지배구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