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게이트그룹 이어 에어프랑스 산하 기내식업체 인수 추진
호주2위 항공사 지분 13% 사들여 전략적 협력…하늘길 점령 박차

중국 4위 항공사에서 출발한 HNA(하이난항공) 그룹이 스위스의 기내식 업체를 사들인 데 이어 프랑스의 기내 서비스 업체 인수를 추진하면서 세계 기내식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서게 됐다.

또 호주 2위 항공사 지분을 인수하면서 거침없는 하늘길 점령에도 나서고 있다.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HNA그룹은 이날 전략적 동맹관계의 일환으로 호주 2위 항공사인 버진 오스트레일리아의 지분 13%를 1억5천900만 호주달러(약 1천372억원)에 인수하고, 앞으로 19.99%까지 지분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동맹관계를 발전시켜 중국-호주 간 직항 노선을 운행할 계획이다.

신 디 HNA그룹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이날 낸 성명에서 "HNA그룹은 강한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항공산업 부문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NA그룹은 이와 함께 에어프랑스의 항공기내서비스 업체 서브에어의 지분 49.99%를 4억7천500만 유로(약 6천3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HNA그룹은 지난달 14억2천만 스위스프랑(약 1조7천억원)에 스위스의 기내식 업체 게이트그룹을 사들였다.

게이트그룹과 항공기내 청소와 식사 등을 담당하는 서브에어를 결합할 경우 매출 기준 세계 최대 기내식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에어프랑스는 2단계로 2년 후 서브에어의 지분 30%를 추가로 넘길 계획이다.

서브에어의 직원은 1만여 명이며 작년 매출은 7억9천200만 유로(9조4천억 원)다.

더그 퍼거슨 KPMG 아시아 사업부문 대표는 "중국은 지난 몇 년간 해외 관광, 서비스업체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려왔다"면서 "중국과 호주 간 항공기 승객과 관광객 규모는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1993년 중국 하이난성에서 항공사로 출발한 HNA그룹의 창업자 천펑(이사회 의장)은 잇따른 기업 인수를 통해 물류와 관광, 공항, 부동산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하이난항공은 중국 4위 항공사다.

이 회사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약 1천900억 위안(약 33조8천억원)이며 전 세계에 18만 명의 직원이 있다.

항공사 2곳과 상장사 10곳의 최대지분을 보유한 HNA그룹은 지난 1년간 한 달에 한 차례꼴로 해외기업 인수에 박차를 가해왔다.

HNA그룹이 지난 1년간 해외기업 인수에 투자한 액수만 142억 달러(약 17조원)에 달해, 중국 전체 기업 중에서도 선두주자에 속한다.

이 회사는 앞서 작년 7월 항공화물처리업체 스위스포트를 3조원에, 작년 11월 브라질 중견 항공업체 아줄의 지분 23.7%를 17억 헤알(약 5천250억원)에 각각 인수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래디슨호텔과 파크플라자호텔 등을 소유한 레지도르칼슨 호텔그룹의 칼슨 호텔스 지분 51.3%를 인수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