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해외관광객 유치실적 일본에 처음 추월당해

지난해 우리나라가 해외관광객을 유치한 실적이 일본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크게 늘었지만 다른 나라 관광객은 일본보다 크게 줄었다.

3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한국은 2014년까지 해외관광객 유치 실적이 일본을 앞섰으나 지난해 일본은 2천만명에 육박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1천323만명에 그친 한국을 650만명 차이로 역전했다.

지난해 일본은 약 11조원의 관광수지 흑자를 기록했으나 한국은 약 6조원의 적자를 냈다.

한일 관광실적이 역전된 것은 엔저 추세에 따른 환율 효과나 메르스 발생에 따른 영향도 있었지만 일본의 체계적인 관광객 유치 전략 등으로 중화권 관광객 유치, 근거리 국가 관광객 유치, 한국·일본 관광객 유치 실적, 전체 외래객 증가율,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 등 주요 수치에서 한국이 일본에 뒤처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한국은 중국인 관광객 600만명을 유치해 500만명을 유치한 일본을 앞섰지만, 중화권(중국·대만·홍콩)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일본은 1천만명을 유치한 반면 한국은 700만명에 그쳤다.

또한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이 많긴 했지만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지난해까지 일본을 찾은 중국인의 증가율(48%)이 한국을 찾은 중국인 증가율(28%)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이외의 주요 지역 및 국가별 외래객 증가율도 일본이 한국을 크게 앞섰다.

근거리 국가(한국/일본·중국·대만)로부터 관광객을 유치한 실적도 일본은 1천270만명, 한국은 830만명이었고, 한국과 일본이 서로 상대국으로부터 관광객을 유치한 실적도 각각 180만명, 400만명으로 한국이 뒤처졌다.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도 일본은 25%였으나 한국은 45%에 달했다.

지난해 일본의 관광실적이 한국을 큰 폭으로 역전한 배경에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체계적인 위기 대응, 치밀하고 전략적인 외국인 관광객 유치 프로모션, 중·일 관계 악화 영향 차단, 지방관광지 경쟁력 등이 있다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올해도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율이 한국을 찾는 중국인에 비해 크게 높기 때문에 전체적인 한일 관광객 유치 실적의 역전이 장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극복하려면 중국인 관광객에만 의지하지 말고 일본, 대만 관광객 등 중국 이외의 외래객 유치에 노력해야 한다고 전경련은 주장했다.

엄치성 국제본부장은 "중국 관광객 증가로 관광산업에 큰 성과가 있었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일본 관광산업 성과와 비교하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민관협력체계를 강화해 국가별 프로모션 전략을 수립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