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자회사 매각 두배로…46개→92개
산업은행이 연내 비(非)금융 자회사 46개를 매각하기로 한 것에 더해 46개 회사를 추가로 팔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 등 자회사 부실 관리에다 건전성 유지를 위한 자본 확충 방안까지 논의되면서 금융당국이 산업은행의 자체 구조조정 강화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산업은행은 30일 출자회사 관리위원회 회의를 열고 연내 92개 비금융 자회사를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산업은행의 전체 비금융 자회사는 118개다. 이 가운데 100개는 산업은행이 직접 투자한 중소·벤처기업이다. 나머지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출자전환을 통해 자회사로 둔 기업이다.

산업은행은 당초 8개 출자전환 회사와 38개 중소·벤처기업 등 46개 자회사만 매각하기로 했으나 매각 추진 대상에 46개 중소·벤처기업을 추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부실 문제로 감사원에서 자회사 관리 실태 감사를 받은 데다 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자본 건전성 유지를 위해 매각 대상을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자본 확충에 앞서 산업은행에 자체 구조조정 계획을 요구했다.

산업은행은 빠른 매각을 위해 다음달 차례대로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블록세일(일괄 매각)과 개별 매각을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자회사 중 출자전환 회사는 구조조정이 완료되는 대로 매각하기로 했다. 투자 기간이 짧아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일부 중소·벤처기업은 일정 기간을 넘기면 매각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이 원활하게 자회사를 매각할 수 있도록 매각대금이 장부가액에 못 미치더라도 고의·중과실이 없으면 책임을 묻지 않을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아 계획대로 비금융 자회사 매각이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