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장비·석유정제도 급랭…대기업 호전, 중소기업 악화

두 달 연속 호전됐던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이달엔 보합권에서 주춤했다.

대기업은 호전된 반면 중소기업은 악화됐고 업종별로도 구조조정의 타격을 받은 조선·운수업 등의 체감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제조업의 5월 BSI는 71로 4월과 변동 없이 같았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6∼23일 전국의 제조·비제조업 3천313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2천797개 업체가 응답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2월에 63으로 저점을 찍은 뒤 3월(68), 4월(71) 등 2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이달엔 보합에 그치며 상승세가 주춤했다.

대기업은 77로 전월대비 2포인트 올랐지만 중소기업은 63으로 4월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수출기업(70)과 내수기업(72)은 각 1포인트씩 상승했다.

부문별로는 매출BSI가 4월보다 3포인트 떨어진 80에 머물렀고 채산성BSI도 87로 전월대비 2포인트 내렸다.

자금사정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올랐다.

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25.9%), 불확실한 경제상황(18.1%), 수출부진(11.1%) 등을 꼽았다.

업종별로는 전자, 1차 금속이 호전된 반면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과 전기장비, 석유정제 등이 악화됐다.

전자업종은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의 호전, 1차 금속은 철강가격이 반등한 영향을 받았다.

반대로 조선·기타운수업은 5월 업황 BSI가 49에 불과해 4월(53)보다 4포인트나 내리며 지난 1월(49)과 같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선·기타 운수업의 6월 전망 BSI는 46으로 5월보다 더 떨어졌다.

전기장비는 4월보다 7포인트 떨어진 60에 그쳤고 석유정제·코크스 업종도 4월 69에서 5월 57로 12포인트나 급락했다.

전체 제조업의 6월 업황 전망 BSI는 74로 전월보다 1포인트 올랐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5월엔 전체적인 업황이 보합권에 머문 가운데 업종별로 차별화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비제조업(서비스업)의 5월 업황BSI는 71로 4월보다 1포인트 올랐지만 6월 전망 BSI는 73으로 2포인트 내렸다.

매출 BSI는 76으로 4포인트 떨어진 반면 채산성 BSI는 1포인트 오른 85로 집계됐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92로 4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