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수출입은행의 자본 확충을 돕기 위한 현물출자 대상으로 기존의 LH 주식 대신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내놓기로 했다.

27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산은은 30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KAI 주식을 수은에 출자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산업은행은 애초 조선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건전성이 악화된 수출입은행에 5천억원 상당의 LH 주식을 출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법인세 이슈에 LH 주식 출자안은 결국 무산됐다.

산은이 보유한 LH 지분 13.9%(3조7천320억원)의 주당 장부가는 4천950원인데, 수은이 지난해 정부에서 출자받은 LH 지분은 주당 장부가가 9천295원으로 계산됐다.

이에 따라 산은이 LH 지분을 수은에 출자하면, 주당 차액인 4천345원의 시세 차익을 얻게 돼 이에 대한 법인세로 약 500억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된다.

마찬가지로 구조조정 여파로 자본확충 논의가 진행 중인 산은으로서는 세금까지 내면서 수은의 출자에 참여할 수는 없다며 관계기관에 세 부담 경감을 요청했으나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상장주식인 한국전력의 지분 출자를 검토했으나 한전법상 지분 규정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최종적으로 KAI 지분 출자를 결정했다.

산업은행은 KAI 주식의 26.75%를 보유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KAI가 상장주식이다 보니 평가절차 없이 자본증액이 신속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이지헌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