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홈쇼핑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임원 비리 사항 등을 누락해 감사원 감사에 적발된 롯데홈쇼핑이 9월부터 6개월간 주요 시간대 하루 여섯 시간씩 방송을 내보낼 수 없게 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7일 롯데홈쇼핑에 대해 이 같은 영업정지 처분을 결정했다.

홈쇼핑 사업자에 대해 방송 송출을 금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재 기간은 계약을 맺은 납품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4개월 뒤인 9월28일부터 6개월간 적용키로 했다고 미래부는 설명했다. 통상 홈쇼핑 판매에서 매출이 가장 많은 황금시간대로 꼽히는 매일 오전·오후 8~11시, 하루 여섯 시간씩 방송할 수 없다.

미래부는 납품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정상 방송 시간, 데이터홈쇼핑(롯데원TV) 채널에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 편성하도록 했다. 업무정지에 따른 롯데홈쇼핑 비정규직 등의 고용 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부당해고와 용역계약의 부당해지를 금지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해 3개월 내 미래부에 제출하도록 권고했다.

미래부는 지난해 4월30일 롯데·현대·NS홈쇼핑 등 TV홈쇼핑 3사에 대해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 등을 조건으로 3~5년 유효기간의 재승인을 내줬다. 그러나 롯데홈쇼핑은 사업계획서에 납품 비리로 형사 처벌을 받은 임직원을 일부 빠뜨려 공정성 평가항목에서 과락을 면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롯데홈쇼핑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롯데는 이날 “재승인 기간을 단축하는 등 제재를 받았는데 또다시 영업정지라는 가혹한 이중 처벌을 내린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중소 협력사들과 이르면 이달 내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피해 사례 등을 모을 예정이다. 9월 영업정지가 시작되기 전에 행정소송에 나서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김태훈/강진규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