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의 전 최고경영자(CEO)가 직원 시급을 올려줄 바에 로봇을 쓰겠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저 시급 15달러(한화 1만7천여원)'를 주장하는 노동자 1만여 명이 이번 주 맥도날드 주주총회에서 대규모 시위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이러한 발언까지 알려지면서 패스트푸드 업계 최저임금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각) 에드 렌시 전 맥도날드 CEO는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프렌치프라이를 싸주는 비효율적인 일을 하는 직원을 시급 15달러를 주고 고용하느니 3만5천 달러(4천140만원) 짜리 로봇 팔을 사는 게 싸다"고 말했다.

렌시 전 CEO는 1990년대 맥도날드 미국 법인 CEO였다.

그는 노동조합 연맹체 등이 최근 최저 시급 15달러 운동을 벌이는 것에 대해 말도 안 된다면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실업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렌시 전 CEO는 "나는 우리가 미 연방 정부의 최저 시급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각 주는 자신들이 속한 곳의 생계비에 따라 최저 시급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 업계에 로봇 도입을 언급한 것은 렌시 전 CEO가 처음은 아니다.

미국 프랜차이즈 업체 '칼스 주니어' CEO인 앤디 퍼즈더는 식당을 로봇으로만 운영하길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피자헛의 경우 올해 말부터 아시아 매장에 로봇 '페퍼'를 계산원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페퍼는 카메라, 터치 센서 등을 장착해 피자 주문부터 계산까지 담당하게 된다.

한편 주로 맥도날드를 겨냥해온 미국 내 '15달러 쟁취 운동' 단체는 오는 26일 맥도널드 주주총회가 열리는 시카고 본사 앞에서 1만여 명의 저임금 노동자들이 모인 가운데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 운동 측은 "주주총회를 겨냥한 시위 중 가장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주가 최저 시급을 15달러로 인상하는 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이들의 투쟁 동력이 일부 약화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