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다산동 애견 전문 미용실에서 꽃단장 중인 반려견. /서범세 기자
서울 중구 다산동 애견 전문 미용실에서 꽃단장 중인 반려견. /서범세 기자
서울 중구 다산동에 자리한 애견 전문 미용실 ‘빠리 빠리’. 평일 오후 시간인데도 차례를 기다리는 반려견 손님으로 북적인다.

김홍진(46) 사장은 1990년 군대 전역 후 고모가 운영하던 애견 미용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인연으로 애견 미용사가 됐다. 애견 미용 학원과 미용실 등을 운영하다가 4년 전 다산동으로 옮겨왔다. 고모·부인·수습사원 등 총 5명이 일한다.

가게 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손님당 1시간에서 최대 3시간까지 소요되기 때문이다. 덩치 큰 손님에게는 미용사 2~3명이 투입되기도 한다.

평균 월 매출은 약 1500만원이다. 겨울보다 여름에 손님이 많다. 1~2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손님만 100마리 정도다. 116㎡(35평) 규모의 가게 월세는 관리비를 포함해 300만원이다. 직원 월급과 유지비 등을 제외하면 부부가 한 달에 약 5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애견 미용이라고 쉽게 생각했다간 큰코다친다. 수습 도중 개에게 물려 팔을 크게 다친 뒤 그만둔 직원도 있다. 베테랑인 김 사장도 손님에게 물릴 것 같으면 일단 피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미용사로서의 기술과 감각은 물론 화난 손님을 달래 몸에 상처를 내지 않고 무사히 끝마치는 노하우가 중요하다.

김 사장은 “기술만 있으면 큰돈 들이지 않고 충분히 창업할 수 있는 분야”라면서도 “학원에서 1년 정도 배우고 연습한 뒤 최소 3개월 정도 수습 생활을 거쳐야 창업이 가능할 정도의 수준에 오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용실 바로 옆에는 꽤 유명한 동물병원이 있다. 가게가 유명세를 타는 데 보탬이 됐다. 그는 현재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의 애견을 관리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들도 주요 고객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기르던 스탠더드 푸들종을 번식시켜 지인에게 선물하면서 해당 지인이 고객이 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큰돈을 벌기는 어렵지만 땀 흘린 만큼 가져올 수 있고 다양한 고객을 접하는 재미도 있다”고 귀띔했다.

미용 요금은 커트 기준으로 반려견 크기 등에 따라 최소 3만원에서 최대 40만원 선이다. 스파 서비스 등을 추가하면 별도의 요금이 더해진다.

스탠더드 푸들 ‘두부’를 기르는 직장인 권영찬(23) 씨는 “이곳저곳 다녀봤지만 가장 예쁘게 잘됐다”며 “집에 있는 다른 아이들도 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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