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인력 1만6천여명, 중소기업이 90.9%…매출 70조 돌파
'한국판 실리콘밸리'…한국의 미래 먹거리 클러스터로 부상

최근 조선업과 해운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한국 경제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경기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이하 판교TV)가 한국 경제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동력으로 떠올라 관심을 끌고 있다.

판교TV는 정부와 경기도가 국가경쟁력 및 판교신도시 자족기능 강화를 위해 성남 판교신도시내 66만1천㎡ 부지에 조성했다.

IT(정보기술), BT(바이오), CT(문화), NT(나노) 및 융합기술 중심의 첨단 혁신클러스터이다.

2006년 착공, 2009년 완공한데 이어 2011년부터 업체와 지원 기관들이 입주를 시작했다.

경기도가 올 2월부터 최근까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을 통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판교TV 입주 기업은 1천121개이다.

88%는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다.

특히 280개사는 인증을 받은 벤처기업이다.

기업들의 연간 총매출액은 70조2천778억원, 근로자는 7만2천820명에 달한다.

입주 기업을 업종별로 보면 IT 기업이 862개로 77%를 차지하며, BT 기업이 137개, CT 기업이 69개, NT 기업이 11개사 등이다.

중소기업이 90.9%, 중견기업이 4.8%(54개), 대기업이 2.7%(30개)이다.

이같은 판교TV가 경기도 나아가 한국 경제 성장의 '새로운 심장'으로 주목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성장세다.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고 있는 상황에서 판교TV 입주 업체들은 전년보다 11.9%(119개사), 매출액은 1.3%(8천956억원) 늘었다.

총매출액은 2014년 기준 경기도 지역내총생산(GRDP) 329조원의 21.3%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판교TV 조성 초기로 83개 기업이 입주, 연간 5조원의 매출을 올렸던 2011년보다 매출액이 4년만에 14배나 증가했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가 된 가운데 지난해 신규채용 인력도 8천904명에 달한다.

대부분 20~30대이다.

그 뿐만 아니라 이같은 성장세를 이끄는 것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그 중에서도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첨단 업종이라는 것이다.

판교TV 입주 업체 대부분을 차지하는 IT와 BT, NT 등은 각국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는 업종이다.

판교TV 성장세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관리하는 국가 및 일반 산업단지 등의 최근 성장세와 비교해서도 도드라진다.

41개 국가산업단지, 597개 일반산업단지, 19개 첨단 산업단지 등 1천124개 산업단지의 지난해 총생산액은 전년도보다 평균 7.3% 감소했다.

특히 국가산업단지 총생산액은 10.8%나 줄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이다.

그러나 판교TV는 이 기간 1.3% 증가했다.

70조원이라는 총매출액도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들의 지역내총생산(2014년 기준)과 비교하면 7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1위인 경기도(329조), 2위인 서울(327조), 5위 경북(91조원), 6위 부산(73조원) 다음이며, 울산광역시나 인천광역시, 전남 등의 지역내총생산보다 많다.

대기업과 비교해도 삼성전자 매출액 138조 다음으로 2위 수준이며, 자동차 연간 수출액 57조원, 휴대전화 연간 수출액 30조원보다 많은 것이다.

판교TV를 '한국 경제의 미래'로 보는 이유 중 또 하나는 연구인력이 밀집돼 있다는 점이다.

이곳 근로자 23.1%인 1만6천800명이 연구인력이다.

전년보다 27.3%(3천608명) 증가했다.

경기도는 판교테크노밸리의 성공 요인이 자족형 도시로 개발되고 첨단산업의 특성에 맞게 산업단지를 설계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인근에 대학과 현재 2개(한국전자통신연구원·전자부품연구원)뿐인 연구기관을 추가 유치하고 금융 관련 지원을 강화하면 판교TV가 경기도, 나아가 한국 경제의 확실한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도는 기대한다.

경기도 과학기술과 한정길 과장은 "앞으로 한국 경제의 미래는 IT와 BT 등 첨단기술 업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경기도는 한국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판교테크노밸리를 지원,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k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