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있는 곳에 포상 있다'…'나눠먹기식' 포상제도 전면 개편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현대중공업이 큰 수익을 낸 직원에게 최대 1억원의 포상금을 주기로 했다.

이는 경영난 타개를 위한 극약 처방으로 '나눠먹기식'이 아닌 '성과 있는 곳에 포상이 있다'는 확실한 원칙을 세우기 위한 것이다.

포상금 1억원은 국내 조선업계 역대 최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기술 개발, 매출 수주 확대, 재료비 절감 등 우수한 성과를 낸 임직원에게 '우수 성과 즉시 포상'으로 최대 1억원을 주기로 했다.

연간 10억원 이상 명확한 손익 개선 발생을 유도한 직원에는 최대 1억원, 연간 10억원 미만 불명확한 손익 개선 발생에 기여한 직원에는 최대 1천만원이 지급되는 방식이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성과와 관계없이 돌아가며 상을 받거나 승진 대상자에게 상을 몰아주는 관행에서 벗어나 실제 성과를 낸 직원에게 상을 주자는 취지다.

현대중공업이 포상제를 전면 손질한 것은 경영 효율화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총 4조원이 넘는 영업손실로 지난해 4분기까지 9분기째 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로 경영 실적이 나쁘다.

이에 사무직에 이어 생산직 희망퇴직, 비핵심 부문 분사 및 매각 등 초긴축 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일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조성하고 일 잘하는 사람이 대우받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포상 제도를 대폭 개선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우수 직원 포상의 경우 공적검토위원회에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고 포상 사유도 공개함으로써 공정성도 강화했다.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회사 발전을 위한 공로가 인정될 경우 우수 직원 포상도 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회사 이미지 제고와 재해 대처 등 손실 방지, 핵심 기술 전수 활동, 사업본부 경영 개선 기여 등이 해당한다.

포상액은 최대 100만원이다.

우수 생산조직 포상은 품질과 안전 분야에서 실적이 우수한 팀을 분기별로 포상하기로 했다.

한 해 동안 최고 성과를 낸 임직원을 선정해 포상하는 '올해의 현중인상'은 사업본부별 T/O를 없애고 대상 1명과 분야별 현중인상 12명을 시상하기로 했다.

대상 상금을 5천만원으로 기존의 5배로 올렸다.

'숨은 영웅상'도 있다.

임원과 부서장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솔선수범하는 직원을 선정하는 것으로 분기별 100명에게 씨마크호텔 숙박권을 준다.

칭찬포인트 포상도 한다.

전 직원에게 매월 10점의 칭찬포인트를 할당하고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칭찬하고 싶은 동료에게 포인트를 지급하는 제도다.

월간, 연간으로 가장 많은 칭찬포인트를 받은 직원에게 포상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현대중공업과 유사하게 포상제도를 개선해 시행에 들어갔으며 현대미포조선도 새로운 포상 기준과 제도를 준비 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조선업체들은 호황을 누리며 포상 또한 일종의 나눠 먹기였는데 최근 사상 최대 적자로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다 보니 포상제도부터 철저한 성과 중심으로 뜯어고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