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영업 부문 30년 이력 '시장개척 전문가'

기업인 출신으로 주(駐)미얀마대사에 발탁된 유재경(57) 전(前) 삼성전기 글로벌마케팅실장은 23일 "양국 간에 도움이 되는 경제외교가 제가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신임 대사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부도 새로운 시장에서 기업들의 비즈니스 기회를 많이 찾아 줄 것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며, 미얀마에서도 경제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신임 대사는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삼성전기에 입사해 2014년 말까지 30여 년간 재직한 정통 기업인 출신이다.

삼성전기 상파울루사무소장(과장), 유럽판매법인장(상무), 글로벌마케팅실장(전무) 등을 지내며 해외영업 분야에서 높은 전문성을 쌓은 점이 발탁의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에서는 최근 아웅산 수치가 주도하는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미국의 제재도 일부 해제되면서 개혁·개방과 우리 기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 신임 대사는 "미얀마 시장이 활짝 열린 것 같은 엄청난 기대가 있지만 많은 기업인을 만나보면 그렇게 만만한 시장은 아니라는 말씀들을 한다"며 "상당한 심사숙고를 하면서 가능성 있는 시장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도 "외교부에서 (제의) 전화를 받고 의아했다"며 '깜짝' 발탁 소감을 밝힌 그는 "현지 코트라(KOTRA) 등과 협의, 가능성 있는 분야에 대해 사절단 유치 등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를 찾아보려고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글로벌마케팅실장 재직 당시 후배 직원들에게 매주 보냈던 이메일을 엮은 책 '나는 지구 100바퀴를 돌며 영업을 배웠다'를 지난해 말 출간하기도 했다.

직원들에 대한 격려와 영업 현장에서 얻은 경험 등을 담고 있다.

유 신임 대사는 다음 달 2일께 부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가 직업 외교관 출신이 아닌 기업인이나 경제 전문가를 재외 공관장에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대주 주베트남 대사는 대사 임명 전 18년간 베트남에서 기업인으로 활동했으며, 무역 전문가로는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로 재직 중인 권평오 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 등이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특임공관장 임명을 통해서 무역 전문가를 많이 영입해 개발도상국 시장개척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