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이번즈가 2016 프로야구 시즌을 앞두고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 설치한 초대형 전광판. 가로 약 63m, 세로 약 18m로 세계 최대 규모다.
SK와이번즈가 2016 프로야구 시즌을 앞두고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 설치한 초대형 전광판. 가로 약 63m, 세로 약 18m로 세계 최대 규모다.
스포츠 경기장이 최첨단 정보기술(IT) 경연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는 IT가 관람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야구장에 입장하고, 앉은 자리에서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것은 일상이 됐다. 관객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전광판과 연동돼 메시지를 띄우거나 게임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다양한 기술로 경기 장면을 보다 박진감 넘치게 즐길 수도 있다.

VR부터 4차원 영상까지…야구장 속 'IT기술 경쟁'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 가로 63m, 세로 17m에 달하는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전광판)를 설치했다. 이 전광판은 스마트 LED(발광다이오드) 사이니지 제품으로, 1만6320개에 달하는 LED 모듈이 96개 블록으로 구성됐다.

이 제품은 영하 40도에서 영상 55도까지 가동이 가능하고, 방진과 방수 기능을 갖춰 다양한 날씨 조건에서도 운영할 수 있는 우수한 내구성을 지녔다. 이 전광판은 인천 행복드림구장의 새로운 볼거리가 됐다는 평가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수만명의 관중이 모이는 야구장에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를 설치한 것은 높은 기술력을 홍보하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 전광판과 SK와이번스 전용 앱 ‘플레이위드’를 연동시켜 관객들이 구장 체크인부터 경기, 선수, 구장정보 확인 등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했다.

SK는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타임 슬라이스 기법을 사용해 선수들의 플레이를 정면, 측면, 후면 등 360도로 보여주는 영상 기술 ‘4차원(D) 리플레이’ 기술도 도입했다.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48대를 구장 곳곳에 설치해 경기 장면을 실시간으로 촬영하고, 중요 장면은 바로 편집해 초대형 전광판을 통해 관객에게 보여준다.

4D 리플레이 기술을 이용하면 타격화면, 피칭화면, 슬라이딩화면 등 경기 중의 다양한 결정적인 순간을 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다. SK 관계자는 “2005년 한국 구단 중 처음으로 ‘스포테인먼트’라는 개념을 도입해 ‘야구장의 테마파크화’를 구축,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KT위즈 홈구장인 KT위즈파크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첨단 야구장으로 꾸몄다. 일반 와이파이보다 세 배 빠른 기가 와이파이로 2만여명의 관중이 동시에 접속해도 빠른 속도의 무선인터넷을 공짜로 쓸 수 있도록 했다.

가상현실(VR) 등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도 선보였다. 지난 3월 KT는 세계 최초로 VR 기술로 야구를 모바일 생중계했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 다섯 대가 촬영한 VR 영상을 360도에서 볼 수 있도록 연결하는 ‘스티칭 기술’과 고용량 영상을 초고속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하는 첨단통신 기술이 적용됐다. 경기장에 있는 관중은 기가 와이파이와 4세대 이동통신 LTE로 현장에서 VR 영상을 볼 수 있었다.

KT는 야구장에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도 접목했다. KT위즈 야구단 공식 앱 ‘위잽’은 스마트티켓 발권, 구장 내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전자는 최근 경기 이천에 있는 ‘LG챔피언스파크’에 ‘PLS 조명’을 설치했다. 이 조명은 인공적인 빛 중 태양광과 가장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깜박임이 없어 밤에도 낮에 하는 경기를 보는 듯한 편안한 관람 환경을 제공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