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부정을 저지른 스즈키자동차와 추가로 5개 차종의 연비조작을 시인한 미쓰비시자동차가 대상 차종을 계속 팔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스즈키자동차는 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연비를 측정했지만 연비 오차는 5% 이내로 판매를 중단할 방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스즈키 오사무 스즈키자동차 회장도 지난 18일 “연비 표시에 문제가 없다”며 “(판매 중단으로) 고객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상은 스즈키자동차가 판매하는 16개 차종 등 27개 차종, 210만대로 최종 확인됐다. 하지만 일본 자동차업계에서도 “조작은 아니지만 본질은 미쓰비시차와 같은 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쓰비시차도 18일 기존 ‘eK왜건’ 등 4개 차종, 62만대뿐 아니라 ‘파제로’ ‘아웃랜더’ 등 5개 차종에서 연비를 조작했다는 추가보고서를 일본 국토교통성에 제출했다. 소형차 ‘미라지’를 제외하곤 전 차종에서 조작이 이뤄진 것이다. 미쓰비시차는 실제 연비를 측정한 결과 카탈로그 수치와 차이는 최대 3% 정도로 판매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나카오 류코 미쓰비시차 부사장은 “고객에게 피해를 미치는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쓰비시차 연비 조작에는 경영진과 간부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시코 오사무 미쓰비시차 회장은 “(실무진에) 이 회사는 이 정도 연비다. 대항할 수 있느냐”고 발언한 사실을 인정했다. 관련 부장급 간부는 직원에게 “어떻게든 연비 목표를 달성하라. 방법은 네가 생각하라”고 지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