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車업계, '디젤차 파문' 후폭풍…디젤 출시 앞두고 '전전긍긍'
[ 안혜원 기자 ] 지난해 9월 폭스바겐 사태에 이어 최근의 닛산까지 디젤 논란이 이어지면서 디젤차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깊어지면서 완성차 업계에서도 디젤 모델 출시에 신중을 가하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 하반기 제네시스 G80 디젤 출시를 앞두고 판매 시기를 고심하고 있다. G80은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나오는 첫 번째 디젤 승용차다.

제네시스 최고급형 세단 EQ900은 디젤 모델을 출시하지 않을 방침이다. EQ900은 3.8 및 5.0 가솔린 엔진, 3.3 가솔린 터보 모델이 판매중이다.

오는 7월 SM6 디젤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는 르노삼성의 시름도 깊어졌다. 환경부 조사에서 QM3가 배출가스 기준치를 과다하게 초과해 질소산화물을 다량 배출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추후 디젤 차량 판매에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6 디젤 모델의 연내 출시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디젤 차량 판매량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디젤 모델 출시 계획에 대한 방향을 바꿨다. 이 회사는 최근 판매를 시작한 신형 말리부에 디젤 모델을 추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디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것. 현재 신형 말리부는 1.5 터보, 2.0 터보 등 모두 가솔린 엔진만으로 구성돼 있다. 구형 말리부는 디젤 모델이 나왔다.

한국GM은 디젤 모델 대신 말리부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 오는 7월 출시 예정이다.

업계에선 당분간 디젤 시장 위축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폭스바겐에 이어 닛산 이슈까지 약 8개월 가량 논란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디젤에 대한 피로도가 상당히 누적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디젤차의 인기를 견인하던 친환경 이미지가 사라진 데다 유가가 떨어지면서 가솔린 차량의 유지비가 줄어든 만큼 디젤차 판매는 당분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젤 시장 축소에 대한 전망이 업계 전반에 팽배해지면서 수입차 시장에서도 디젤 모델 출시가 주춤하는 추세다. 특히 독일차의 경우 디젤의 인기가 판매 증가세를 견인해왔던 만큼 더욱 위기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아우디코리아는 이달 신형 A4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면서 가솔린 엔진 모델만 우선 선보였다. 디젤 모델 출시가 늦춰지는 만큼 가솔린 판매 비중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아우디 관계자는 "디젤 모델의 물량 수급이 늦어졌다"며 "가솔린 모델이 먼저 출시된 만큼 가솔린의 판매 비중을 높여 디젤 쏠림 현상을 해소해 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입차 시장 전반에서 디젤차의 인기 하락세는 감지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에서 판매된 디젤 수입차는 전년 동기(5만2770대) 대비 5.7% 줄어든 4만9753대를 기록했다.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의 비중도 줄었다. 지난해 68.4%의 점유율에서 지난달엔 63.5%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하락하면서 수입차 시장 전반이 위축되는 추세"라며 "디젤 논란이 장기화된다면 디젤 차종의 수입 규모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환경부의 디젤車 조작 발표가 아쉬운 이유], [NHN엔터, 특허 전쟁 시동…업계 "진짜 표적 카카오 아니다"], [면세점 3차 대전에 신세계도 참전…'황금알' 유효?], ['종합운동장' 된 월드IT쇼…5G로 치고 뛰어라], [삼성·LG전자 "망하면 돌아오라" 사외벤처 전폭 지원], ["벌써 보냈어?"…간편결제 송금 서비스, 직접 써보니]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