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HN엔터, 특허 전쟁 시동…업계 "진짜 표적 카카오 아니다"
[ 박희진 기자 ] NHN엔터테인먼트가 국내외 정보기술(IT) 업체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특허 전쟁'에 나선다. 첫 번째 상대로 지목한 곳은 '국민 메신저' 카카오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번 특허 전쟁의 진짜 표적이 카카오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많다.

18일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에 카카오 측이 '카카오 게임하기'에 사용하고 있는 '친구'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는 내용의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친구 API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맺은 친구 중 특정 게임을 설치한 친구 리스트를 전송하거나 게임 순위를 보여주는 기술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카카오 본사에 특허 침해 사실을 알리는 경고장을 발송했다. 특허 기술을 사용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내용이었다. 이후 NHN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는 두 달여간 협의를 진행했지만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소송을 제기하긴 했지만 합의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후속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소송금액 2억원에 대해선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소장에 쓴 명목상 금액일 뿐 특허 가치 산정이나 실배상금액과는 무관한다고 밝혔다. 금액은 향후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NHN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와의 법정 싸움을 시작한 속내는 따로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소송이 특허를 활용한 수익화 사업의 준비 단계라는 평가다. 카카오와의 합의나 소송 결과에 따라 칼끝을 재빨리 페이스북이나 라인 등으로 돌릴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실제 NHN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에 경고장을 보낼 당시, SNS 기반의 게임 중개 플랫폼 사업을 운영 중인 페이스북과 라인 등을 상대로도 친구 API 관련 특허 소송을 제기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NHN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와 싸워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해외 업체를 상대로 특허 비즈니스를 준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소송을 추진하는 법무 담당 관계자들도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페이스북과 라인에 대해서도 특허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며 "향후 해외 업체들과의 소송에서 긍정적 레퍼런스(선행사례)가 필요해 국내 업체인 카카오에 먼저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특허 침해부터 명확히 단정지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특허 무효심판청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특히 해당 특허는 NHN엔터테인먼트가 특허 출원 전 이미 공개된 선행기술로 인해 무효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2011년 해당 특허를 출원하고 2014년 8월 정식으로 국내 특허를 등록했다. 이어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일본, 미국에서 같은 특허를 받았다.

카카오 관계자는 "특허 침해 여부는 법원과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한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처해 특허 침해가 아님을 명확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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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