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경제사절단 참가 건설업계 CEO 간담회
금융지원·수주지원단 파견 약속…"유로화 결제시스템은 시간 걸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때 경제사절단에 참가한 건설업체 최고경영자(CEO) 등과 간담회에서 "경제사절단 성과가 실질적인 경제성과로 이어지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다만 건설업체들이 바라는 한국과 이란 간 유로화 결제시스템에 대해서는 "유럽은행이 이란과의 거래를 지연하고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김한기 대림산업 대표이사,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이사 등 건설사 대표들과 최삼규 대한건설협회장, 백영선 해외건설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강 장관은 "(박 대통령의) 이란방문 시 우리 기업들이 30여개 프로젝트에 대한 가계약 또는 양해각서를 체결해 이란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된다"며 "여러분이 사업선점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어 "지난주 개최된 '경제외교 성과 확산 토론회'에서 대통령도 발굴된 유망 프로젝트에 대한 적기 지원을 강조했다"고 전하며 "경제사절단 성과가 실질적인 경제성과로 이어지도록 국토부도 지속해서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강 장관은 건설업체들이 바라는 유로화 결제시스템 조기구축에 대해서는 "유럽은행이 이란과의 거래를 지연하고 있는 상황으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건설사들은 달러로 결제가 불가능한 이란과 유로화 결제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정부에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건설·수주대금을 유로화로 받더라도 이를 기축통화인 달러로 환전할 수 있어야 이후 자재구매나 투자에 사용하기 용이하다.

이에 따라 유로화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미국 정부의 양해가 필요한데 한국은 아직 미국으로부터 관련된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유로화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유럽은행들이 이란에 지점을 설치해 유로화를 취급하고 이란에서 나온 유로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데 대한 미국정부의 양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미국에 공식질의했는데 아직 회신이 안왔고 기획재정부가 (미국과) 계속 협의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강 장관은 간담회에서 "기재부 등 금융 당국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250억달러(약 29조5천억원) 금융 패키지의 적기 지원 등 금융지원과 애로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공공부문이 체결한 인프라 MOU를 토대로 분야별 '이란 진출 민관 협의체'를 가동해 공공·민간 기업의 공동진출을 유도하고 사업별 애로사항을 챙기겠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이란 도로도시개발부와 MOU를 체결한 것을 계기로 한국과 이란이 6개월마다 만나 인프라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이란이 관심을 보이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과 통근시스템, 공항개발·운영에 대해서는 한국의 고부가가치 기술이 수출되는 계기로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상대적으로 미비한 이란의 민간투자 관련 법·제도가 정비되도록 한국이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이란 민간투자법·제도 지원을 위한) 이란 도로시장과 투자유치정책에 대한 연구가 조만간 시작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또 강 장관은 "기업들이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지원으로 (가계약이나 MOU가) 계약에 이를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면서 "필요하면 고위급 수주지원단을 수시로 파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 계약에 이르기까지 금융조달부터 결제시스템, 중국·유럽기업과 경쟁 등 어려움이 많고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최종계약 때까지 (기업들이) 적극적인 추진의지를 가지고 사업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최삼규 대한건설협회장은 "이란방문 성과가 최종계약으로 결실을 맺으려면 정부와 업계가 소통을 강화하고 밀접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업계 건의사항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건의했다.

백영선 해외건설협회 부회장은 "이란방문은 이란시장 재진입을 위한 터닝포인트였다"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로 이란 진출이 자유롭지는 않지만 협회도 실제 계약이 성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이재영 기자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