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경유차가 미세먼지 주범…화력발전·중국발 황사도 한몫
한국닛산의 캐시카이 등 국내에서 판매되는 20여종 경유 차량의 배출가스 양이 허용 기준치의 최대 20배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최근 국내 미세먼지 급증이 경유 차량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이 일고 있다.

16 일 환경부에 따르면 서울시의 지난 3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81~150㎍/㎥)’ 수준을 기록한 날은 7일로 5년 새 최악이었다. 지난달 10일에는 외부 활동을 지속하면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우 나쁨(151㎍/㎥ 이상)’ 수준까지 치솟아 시민들을 숨 막히게 했다. 해가 거듭될수록 미세먼지 공습이 거세지고 있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세 가지 원인을 꼽는다.

첫째는 경유 차량 급증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수도권 질소산화물 배출량의 67.7%가 수송 부문에서 발생하는데, 이 중에서도 경유차가 76%를 차지한다.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 중요 유발 물질 중 하나다. 2006년 이전에 생산된 노후 경유차는 미세먼지 저감장치가 달려 있지 않아 뿜어내는 배출가스 양이 더 많다.

국내 경유차는 2005년 565만대(전체 차량의 36.6%)에서 2015년 862만대(41%)로 297만대 증가했다. 경유차 신규 등록 대수 비중도 2010년 전체 차량의 31.7%(47만9000대)에서 지난해 52.5%(96만2000대)까지 늘어났다.

늘어나는 화력발전소도 미세먼지 악화 원인으로 꼽힌다. 감사원에 따르면 충남 지역에 몰려 있는 화력발전소가 수도권 대기오염에 미치는 기여율은 미세먼지가 3~21%, 초미세먼지가 4~2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도 환경부는 수도권 대기에 영향을 주는 주요 오염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도 30~5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과거에는 봄철에 집중됐지만 석탄 사용량이 늘어나는 겨울철에도 유입량이 많다.

최근까지 환경부는 중국발(發) 미세먼지 현상에 대해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이 특별히 없다”며 마스크 착용 등을 권고해 왔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