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가 키워 계약재배…2020년까지 일본 내 50개 출점 목표

종합슈퍼마켓(GMS), 기업형슈퍼마켓(SSM), 할인점, 드럭스토어 등을 일본 안팎에서 운영하는 일본 최대의 유통그룹 '이온'이 유기농산물 생산 농가의 경영을 지원하는 등 육성에 나선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온은 유럽의 전문기업과 공동 출하회사를 설립, 생산자로부터 유기농산물을 직접 사들여 새롭게 문을 여는 일본 내 전문점에서 판매한다.

전문점은 일본 수도권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50개 점포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일본은 이르면 내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발효되면 농산물 무역 자유화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농가들이 고부가가치 농산물을 생산해 수입농산물과 경쟁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서두르고 있다.

이온은 프랑스에서 유기농산물 전문 슈퍼 90개가량을 운영하는 비오쎄봉(Bio c'Bon)과 함께 유기농가 육성에 나선다.

이 회사의 모회사인 벨기에 기업과 6월에 절반씩 출자해 법인을 신설하고 올해 안에 1호점 개점을 목표로 한다.

그때까지는 전용 농지 약 40㏊를 확보하고, 처음에는 당근이나 시금치 등 약 30개 품목을 계약재배 형식으로 수확해 판매한다.

이후 5년 안에 농지를 25배인 1천㏊로 넓히고 품목 수도 3배 정도로 늘린다.

점포에서는 궁극적으로 유기농식품과 함께 화장품, 일용품도 판매해 모두 4천개 품목 을 취급할 예정이다.

비오쎄봉은 농가에 유기재배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유기농 계약분을 전량 매입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유기농 표시를 하려면 화학 농약을 3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등의 엄격한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세계의 유기농산품 시장은 해마다 10% 이상 신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은 2012년 약 1천400억엔(약 1조5천억원)으로 세계 7위였다.

시장규모가 30배인 미국이나 4배인 프랑스에 비교하면 일본의 유기농산품 시장은 아직 작다.

유기채소는 통상적인 재배보다 비용이 50% 정도 많이 들지만, 선진국 매장에서의 판매가격은 최고권에서 안정되어 있다.

이온은 환경이나 건강에 대한 관심 고조로 앞으로 일본에서도 수요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사업을 본격화하게 됐다.

이온그룹에서는 직영농장을 가진 이온애그리창조가 유기재배를 늘리고 있으며 농가와도 계약하고 있다.

장래에는 그룹 차원에서 유기농산물 전용 물류망도 구축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