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표적 벤처 지원 사업인 ‘스마트벤처창업학교’ 혜택을 받은 신산업 분야 청년 창업가들도 규제를 피할 수는 없었다. 모바일 기반 부동산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벤처기업 ‘앞집’은 지난해 대출 관련 금융회사 상품 정보까지 한 번에 보여주는 서비스 ‘뱅커몬’을 준비했다. 부동산 매물 정보만 단순히 보여주는 기존 업체 서비스에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 정보까지 더해 원스톱 방식의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앞집은 이 서비스에 적용할 수익모델을 찾는 과정에서 각종 규제에 걸렸다. 처음엔 은행 등 각종 금융회사가 판매하는 대출 상품을 비교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이 가운데 하나를 소비자가 고를 경우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는 사업 모델을 개발했다. 하지만 하나의 금융회사만 거래하도록 제한한 규정 때문에 여러 업체의 대출 상품을 비교해 대행 판매를 하는 사업은 불가능했다. 조현국 앞집 대표는 “전자제품, 의류 등 다른 일반 상품들은 모두 비교 판매를 할 수 있는데 유독 금융 상품만 이런 서비스를 막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신 조 대표는 대출모집인(대출상담사·대출모집법인)을 통해 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대출모집인과 수수료를 나눠 갖는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이 모델도 대출모집인의 수수료를 가져갈 수 없다는 금융감독원의 ‘대출모집인 모범규준’에 막혔다. 조 대표는 “고생 끝에 다른 방법을 찾아내긴 했지만, 예상 못한 규제를 피해 가느라 그동안 1년을 허비했고 수억원을 날렸다”고 했다.

미용 콘텐츠 제공 앱(응용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엔트로피아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설립된 이 벤처기업은 성형외과를 소개해주고 성형 상담까지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하지만 의료법상 환자 유치가 금지돼 있다는 걸 뒤늦게 발견하고 해당 서비스를 접었다.

김주완/이현동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