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영업이익 적고 흑자는 외부요인 때문…도크 빌 수도"

"6분기 연속 흑자인데 회사가 왜 희망퇴직하나?"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회사의 희망퇴직 실시에 발끈하고 나섰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최악의 조선 위기를 맞아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힘스, 현대E&T 등 5개 회사에서 일제히 9일부터 15일까지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그룹은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직원에게 최대 40개월의 기본급과 자녀학자금 등을 지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6분기 연속 흑자 회사인데 그룹의 일방적인 정책 때문에 희생된다는 인식이다.

노조는 14일 조합 홈페이지에 "세계적으로 조선업종 경기가 불황인 것을 모르지 않지만, 회사가 대규모 인력 감축을 할 정도로 경영 상황이 악화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수주가 안될 뿐 현재 물량이 없는 것도 아닌데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고,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하는 그룹의 무책임한 경영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룹의 눈치를 살피는 회사의 강압적 (퇴직 권유) 면담이나 권고사직 등이 포착되면 노조는 사활을 걸고 전면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회사의 입장은 다르다.

회사는 2014년 3분기 총 8천5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최근 6분기(2014년 4분기∼2016년 1분기) 영업이익을 냈으나 기존 손실액과 비하면 매우 적은 규모라는 것이다.

6분기 영업이익 합계가 1천73억원에 불과하다.

회사는 "흑자 달성이 내부 경쟁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공사손실 충당금 환입, 환율 상승, 원자재가격 하락 등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올들어 3척만 수주해 연간 목표(30억 달러) 대비 3.8%에 머무는 등 수주절벽과 일감 부족이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며 "수주 잔량도 내년 착공(W/C) 확정 물량은 8척에 불과해 내년부터 일부 도크가 빌 수 있다"고 우려했다.

때문에 인력 감축, 조직 정비 등 경영 합리화를 통한 자구책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1997년 이후 지금까지 파업 없이 매년 임단협을 타결했다.

올해도 별다른 노사 갈등이나 문제가 없어 20년 무파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노조가 이번 그룹 차원의 조선사 구조조정 움직임에 반발하고, 그룹이나 국내 조선사 노조들이 공동 투쟁이라도 나설 경우 6월부터 본격화할 올해 임단협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