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보는 금융소비자가 빠르게 늘면서 모바일뱅킹 서비스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은행 간 경쟁이 뜨겁다.
위비 쫓는 써니·원큐…모바일은행 '불꽃 경쟁'
모바일은행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은 지난해 5월26일 국내 첫 모바일뱅크인 위비뱅크를 내놓은 우리은행이다. 위비뱅크 가입자 수는 작년 9월 말 11만여명에서 연말 18만여명으로 늘었고, 올 들어 지난달 말 현재 60만여명으로 불어났다.

우리은행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도 위비뱅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은행의 장기 성장을 이끌 핵심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위비뱅크 가입자 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국내외 고객을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위비뱅크에선 우리은행과 거래가 없어도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대출받을 수 있다. 공인인증서가 필요없는 간편 송금 등 편의성을 높인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TV 광고 등 적극적인 홍보로 위비뱅크 가입자 수를 늘리고 있다”며 “금융권 최초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위비톡이 홍보 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설립 예비인가를 받은 KT 주도의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 지분도 10%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모바일뱅킹 브랜드인 써니뱅크를 출범시켰다. 은행 창구를 방문하지 않아도 비대면 실명확인으로 계좌 개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써니뱅크의 환전 서비스인 ‘써니 스피드업 누구나 환전’은 지난달 말 기준 환전 건수가 50만건에 달했다. 환전 금액도 3200억원을 넘어섰다. 은행에 직접 가지 않아도 우대환율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바쁜 직장인에게 통했다는 게 신한은행 측 설명이다.

지난 2월 출시한 ‘써니 마이카 대출’은 두 달여 만에 500억원이 넘는 대출 실적을 올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1일 써니뱅크 담당을 팀 조직에서 사업부로 격상했다”며 “대출 등 전통적인 은행 업무를 대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은 캐나다 등에서 시작한 원큐뱅크 서비스를 2월 국내에도 출시했다. 지난 9일까지 가입자 수는 약 37만1000명이다. 수취인 계좌번호 없이 휴대폰 번호만 알면 송금할 수 있는 원큐뱅크 해외송금 서비스가 인기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원큐뱅크는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충분한 사전 시장조사를 통해 편리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기존 스마트뱅킹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에 따라 모바일은행을 따로 개설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쟁 은행들이 시장을 선점해 나가자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 서비스 외 간편 송금과 경조사 알림 등 생활 편의성을 높이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접목시켜 모바일은행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지분 10%를 갖고 있다.

서욱진/김은정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