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3일 현대상선이 새로 탄생한 제3의 해운동맹에서 제외됐음에도 이와 상관없이 정상화를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6개 선사들로 구성된 가칭 'THE 얼라이언스'의 출범과 관련해 해운동맹의 재편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며 "진행 중인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방안은 일정대로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진해운은 독일의 하팍로이드, 일본의 NYK, MOL, K-LINE, 대만의 양밍 등 5개사와 제3의 해운동맹을 결성했다고 밝혔다.

그간 현대상선도 이 동맹에 포함될 것으로 예측돼 왔으나 제외됐다.

이에 대해 산은은 "현대상선이 멤버로 발표되지 못한 것은 현재 추진 중인 정상화 계획이 이뤄지지 못하면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참여가 '유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개선 이후 참여 여부를 확정 짓겠다는 것이 이 동맹 회원사들의 입장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산은에 따르면 해운동맹의 재편은 올해 10월 중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산은 등 채권단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와 채무 재조정 등 구조조정 작업을 이달 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맹 재편이 끝나기에 앞서 구조조정이 완료된다면 새로 탄생한 해운동맹에 편입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2013년 이후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등의 자구계획을 실행해 왔으나 해운 시황의 침체와 손실의 장기간 누적 등으로 유동성 위기가 지속되자 지난 3월 말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이후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 자체 자구노력 ▲ 채권단 자율협약 ▲ 용선료 인하 ▲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등이 동시에 이뤄져야 가능한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현대상선은 이달 20일을 데드라인으로 삼아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을 진행 중이며, 채권단은 이에 맞춰 7천억~7천600억원의 출자전환 등 채무재조정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또 이달 31일과 6월 1일에는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50% 이상 출자전환을 추진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구조조정에 성공하더라도 글로벌 해운동맹에 잔류하지 못한다면 회복하기 어려운 영업력 손실을 보게 된다.

영업을 따로 하면서 선박을 함께 이용하는 해운동맹은 사실상 주요 시장의 항로를 과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은은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완료되면 부채비율이 200% 수준으로 대폭 개선되고, 재무 안정화가 이뤄지면 동맹 편입 활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는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을 예정된 시한까지 성사시키고, 사채권자와 채권금융기관 등의 채무 재조정이 뒷받침돼야 성공할 수 있다"며 "정상화를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동참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