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분기실적을 발표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또다시 위축된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메이시스는 올해 1분기 매출이 57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순이익은 1억1600만달러로 40% 감소했다. 메이시스는 올해 동일점포 매출이 지난해보다 3~4%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주당 순이익 전망치도 기존 3.8~3.9달러에서 3.15~3.4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 1분기 대형 백화점의 순이익이 20% 이상 급등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며 민간 소비가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이시스 주가는 이날 14% 하락한 31달러까지 밀리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날 콜스와 노드스트롬 등 다른 백화점 업체 주가도 6~7% 떨어졌다.

WSJ는 올해 의류 소매업체 에어로포스테일이 파산보호 신청을 한 데 이어 또 다른 의류업체 갭도 1분기 매출 부진으로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 수준으로 강등되는 등 내수경기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명품 패션브랜드 마이클 코어스와 시계 제조회사 파슬은 실적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각각 11%와 34% 폭락하는 등 의류와 잡화 등 소매 전 부문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온라인 쇼핑이 급증한 것도 유통업체 매출 부진의 원인이라며 장기적으로 점포통합 등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소매업종은 4% 넘게 빠지며 2011년 8월 이후 약 5년 만에 최악의 흐름을 보였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