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산업의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과 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이 면담을 갖는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과 박 회장은 이날 저녁 서울 시내 모처에서 면담을 갖고 경영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에 따라 조선산업 '빅3'의 경영 상황을 들여다보고 선제적 구조조정을 준비하려는 채권단의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스트레스 테스트(재무안정성 평가)가 진행 중이고, 현대중공업은 이날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자구계획을 제출했다.

하나은행과 현대중공업은 자구안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인원 감축과 비핵심 자산 매각계획 등이 담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말 삼성중공업에도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서류를 보낸 바 있다.

이어 이 회장과 박 사장의 면담이 이뤄지면서 경영 효율화 대책을 세우는 작업이 더 빠르게 진척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3월말에도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을 만났으며, 이후 한진해운 구조조정 논의가 급물살을 탄 바 있다.

현대중공업 역시 권오갑 사장이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의 함영주 은행장을 면담하고 나서 자구책 마련에 속도가 붙었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계속해 왔으며, 경영 상황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따를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는 '삼성'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믿음이 있지만, 자세한 경영 상황에 대해서는 채권은행에서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문제가 발생한다면 나중에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선제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점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삼성중공업이 다른 곳보다는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런지는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며 "전반적인 조선 경기나 수주절벽 등도 고려해서 실사를 포함해 사전에 위험을 간파하는 작업을 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