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인수하는 닛산…글로벌 자동차 시장 '빅3' 오를까
[ 안혜원 기자 ] 일본 닛산자동차가 연비 조작 사태로 위기를 겪고 있는 미쓰비시자동차 인수를 추진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업계 순위가 재편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은 2000억엔(약 2조1500억원)에 미쓰비시자동차의 30%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고 최종 조율을 진행 중이다. 이 경우 닛산은 미쓰비시자동차의 기존 대주주인 미쓰비시중공업(20%)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떠오르게 된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간의 순위 변동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르노닛산얼라이언스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한 자동차 대수는 852만대다. 미쓰비시자동차(125만대)와 합하면 2위인 폭스바겐(990만대)과 3위인 제너럴모터스(980만대)와 비슷한 수준에 다다른다.

5위인 현대자동차(801만대)와의 격차는 100만대 이상으로 벌릴 수 있다. 따라서 닛산이 글로벌 4위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3위권 진입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번 인수로 닛산은 차종 다양화로 이룰 수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파이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어 "디젤게이트를 제대로 마무리짓지 못한 폭스바겐의 판매량은 다소 하락할 것"이라며 "이 경우 닛산의 3위권 진입도 예상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자동차 시장의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일본 자동차 업계가 도요타, 닛산, 혼다 등 3대 그룹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미쓰비시의 일본 내 경차 점유율은 60%에 달한다는 점에서 닛산에게 미쓰비시 인수는 호재가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미쓰비시는 재무상황이 나쁘지 않고 차량 개발 노하우도 다수 보유하고 있는 회사"라며 "혼다를 크게 따돌리고 도요타, 닛산 양강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미쓰비시의 연비 부정 사태가 닛산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건 이후 일본 지역에서 미쓰비시의 판매량은 크게 줄었다. 2000년 리콜사태 은폐에 이어 연이은 부정사태에 휘말리면서 일본 소비자의 불신이 최고조에 달한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에 대한 대규모 보상금 지불이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닛산의 재정지원 규모가 커질 수 있다.

이번 인수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됐다. 닛산은 올해 1분기 기준 수입차 시장에서 약 4% 대의 낮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닛산의 볼륨이 크지 않아 시장 점유율 변화도 적을 것"이라며 "특히 미쓰비시가 국내 시장에서 이미 철수한 상태라 미쓰비시의 브랜드 파워도 국내시장에서는 무용지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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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