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중앙은행 보고서…"기업 성격 변화…투자 대비로 볼 수도"

한국 기업들의 자산 중 현금 보유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14위라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호주중앙은행(RBA)은 11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기업들이 현금을 보유하는 이유'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각국 비금융 상장기업들이 지난 1990년과 2014년 사이에 전체 자산 중 현금을 보유한 비율을 평균으로 산출했다.

조사 결과 한국 기업들은 약 15% 현금 보유 비율을 기록하면서 조사대상국 중 중간보다 약간 위에 자리했다.

이스라엘 기업들의 현금 보유 비율은 27%로 조사 대상국 중 1위에 올랐으며, 호주(25%)와 미국(21%)이 뒤를 이었다.

이어 캐나다, 스웨덴, 아일랜드, 노르웨이, 일본, 영국, 스위스 뒤를 이었다.

아이슬란드 기업들은 현금 보유비율이 약 6%로 최하위에 자리 잡았다.

그 위로는 슬로베니아와 포르투갈, 칠레, 멕시코, 그리스, 스페인 순이었다.

한국은 산업 구성과 평균 기업규모 등 나라별 특성을 참작한 순위에서는 15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기업이 다른 생산적인 자산에 투자하기보다는 현금과 예금 보유 비율을 늘려가는 게 지난 25년의 세계적 추세라며 이는 여건 악화에 대비한 완충장치거나 새로운 기회가 올 때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보기술(IT)과 제약, 생명공학 분야는 현금 보유 비율이 높다며 성장 기회의 증가 등에 따라 업종 등 기업 성격이 예전과 다른 쪽으로 계속 변화하는 것과 관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공기업은 사기업보다 현금 보유 비율이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기업들의 높은 현금 보유 비율이 꼭 비관적인 투자 전망을 시사하기보다는 어떤 경우에는 더 많은 투자 기회들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