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는 쇼셜커머스식 '직매입 판매' 개시

지금까지 '딜(거래)' 형태의 추천 상품 판매에 주력했던 전자상거래업체 쿠팡(www.coupang.com)이 본격적으로 다수 판매자와 다수 구매자를 연결하는 오픈마켓(마켓플레이스) 사업에 진출했다.

소셜커머스의 '상품 구색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 G마켓·11번가 등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들과의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쿠팡은 12일 사이트 안에 오픈마켓 형태의 새로운 코너 '아이템 마켓'을 개장했다고 밝혔다.

기존 오픈마켓과 쿠팡 아이템 마켓의 가장 큰 차이는 여러 판매자가 같은 아이템(상품)을 등록했더라도 고객이 검색했을 때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춘 하나의 상품만 메인 페이지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이른바 '위너(winner)'로 불리는 이 대표 상품은 가격, 배송, 상품만족도 등 여러 기준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를 바탕으로 선정된다.

쿠팡 관계자는 "그동안 소비자들은 기존 오픈마켓 등에서 상품을 구입할 때 같은 제품이 중복 노출되거나 관련 상품 리스트(목록)가 너무 길어 원하는 상품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게 사실"이라며 "아이템 마켓은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좋은 조건으로 상품으로 '위너'로 등록되면 별도의 광고료를 내지 않아도 트래픽(접속자)을 거의 독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위너 평가는 실시간으로 진행되는만큼 다른 판매자들도 조건을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바꾸면 언제든지 대표 상품으로 소개될 수 있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쿠팡 관계자는 "실제로 정식 서비스에 앞서 시범서비스 기간에 월 매출이 200만원에서 2억원으로 100배 뛴 판매자가 나왔다"면서 "위너 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판매자들이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쿠팡은 신설 아이템 마켓 입점업체들에 대한 판매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아이템 마켓 상품 등록을 원하는 판매자는 '파트너 지원센터(☎ 02-1600-9879)'등에 문의하면 된다.

이처럼 쿠팡이 오픈마켓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영역·경계 파괴'를 통한 생존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팡의 오픈마켓 진출과는 반대로 오픈마켓 업체 11번가는 지난달 12일부터 단순히 거래 중개에 머물지 않고 쿠팡·티몬 등 소셜커머스처럼 직접 상품을 매입·판매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11번가는 사이트 내 거래를 중개하는 오픈마켓 서비스에 주력했지만 이제 전문 상품기획자(MD)가 선별한 상품을 구입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팔고 재고와 사후관리까지 책임진다는 얘기다.

현재 대형마트나 쿠팡·티몬 등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영업 방식과 같다.

11번가 관계자는 "도매상 등을 거쳐 물건을 조달하는 판매업자들과 비교해 11번가가 제조업체로부터 직매입하면 유통 단계가 줄어 가격 경쟁력이 커진다"며 "또 모바일 쇼핑의 중요한 요소인 빠르고 편리한 배송, 고객관계서비스(CS) 등을 직접 책임지고 관할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