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회당 정부(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가 10일(현지시간) 친기업적인 노동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전통적 사회당 지지 세력인 좌파의 지지를 얻는 것보다 경제 살리기가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이날 하원 표결을 거치지 않고 헌법(제49조 3항)을 인용해 노동법 개정안을 각료회의에서 직권으로 통과시켰다. 해당 조항은 정부가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할 때 각료회의에서 통과된 법안을 총리 책임 아래 의회 투표 없이 발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총리 발표는 의회 법안 통과와 같은 효력을 지닌다.

이날 통과된 노동법 개정안은 노사 합의 시 주 35시간 이상 근무할 수 있으며, 기업이 경영난에 처했을 때 해고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중도좌파 사회당 정부는 10%가 넘는 높은 실업률을 끌어내리기 위해 지난 3월 노동부 장관의 이름을 따 ‘엘 콩리법’이라고 불리는 개정안을 발표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노동개혁이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명확화, 파견업종 확대 등을 골자로 노동 4법의 개정을 추진했지만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19대 국회에서의 처리는 물 건너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