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대에 오른 취약업종] "구조조정 기업 3곳 중 2곳 실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정상화에 성공한 기업 비율이 32.4%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기업 세 곳 중 두 곳은 회생에 실패한 셈이다.

구정한, 김석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1일 금융연구원이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연 ‘산업구조의 변화와 효율적 기업구조조정 체제의 모색’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구조조정 경험 비교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또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상장사 321개를 대상으로 구조조정 성공률을 시기별로 나눠 분석한 결과 2008~2015년의 성공률은 32.4%로 1997~2007년의 성공률 51.8%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연구팀은 워크아웃 절차 정상 종료 또는 상장 유지를 구조조정 성공 기준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최근 기업 구조조정 성공률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로 기업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효율성 저하를 꼽았다. 구 연구위원은 “재무구조가 같은 조건에서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섰다면, 2008년 이후 구조조정을 시작한 기업들의 성공률이 그 이전 시기에 비해 낮았다”며 “이는 간접적으로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효율성 저하의 원인으로는 금융위기 이후엔 사업 구조조정보다 재무상태 개선에만 초점을 둔 구조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단순히 기업의 재무상태 개선만이 아니라 경쟁력 없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가능성이 보이는 사업은 적극 추진하는 등의 사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사업 구조조정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면 더 많은 기업이 구조조정에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