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 SM(삼라마이더스)그룹이 이란에서 섬유 원료인 스판덱스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SM그룹은 섬유 계열사 티케이케미칼이 이란 섬유 업체들과 스판덱스 공장 설립을 위한 협력 계약을 맺었다고 11일 밝혔다.

SM그룹 관계자는 "이란 파트너사와 조인트 벤처(JV) 형태로 공동 투자해 스판덱스 공장을 세운 뒤 현지 생산한 제품을 이란뿐만 아니라 중동 전역에서 판매할 계획"이라며 "현지 투자 참여자들과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지분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현지 생산 공장 설립은 국내 기업 중에서 KT&G에 이어 티케이케미칼이 두 번째다.

티케이케미칼은 이르면 2019년 공장 가동과 최종 연간 3만t 생산을 목표로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1차로 8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합작투자를 위한 조인트 벤처 설립에는 이란 현지 섬유 수입 딜러 업체와 생산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란 스판덱스 시장에서 현재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티케이케미칼은 현지공장 설립이 핵 협상 타결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풀려 성장 잠재력이 큰 이란 시장 점유율을 한층 높이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현지 생산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로의 진출도 예상하고 있다"며 "티케이케미칼은 이번 프로젝트 성공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화섬업체인 티케이케미칼은 폴리에스터, 물병용 PET 칩, 스판덱스 등을 생산한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이 회사는 국내 스판덱스 공장을 최근 1년간 700억원을 들여 증설해 연간 생산 규모를 2만여t에서 3만t으로 키웠다.

이에 따라 국내 스판덱스 생산 규모에선 효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2001년 진출한 이란 스판덱스 시장에선 브랜드 인지도 1위에 올라 있다.

수출 규모는 첫해 150t에 불과했으나 한국 원단이 유행을 타면서 작년 2천800t(1천700만 달러)으로 19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이는 이란 전체 스판덱스 시장(3천500t, 2천100만 달러)의 80% 수준이다.

이란은 스판덱스를 수입해 여성용 블라우스나 활동성 의류 제작에 활용한다.

이 회사는 또 PET칩과 차도르에 들어가는 폴리에스터 원사를 수출하고 있다.

그룹 측은 이란 스판덱스 공장 설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대한해운, SPP조선, 남선알미늄, 화장품업체 동양생명과학 등 다른 계열사들도 이란에서 사업 확장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수행한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현지에서 티케이케미칼 합작사업 추진 계약 체결, SPP조선과 이란 선사 간의 선박 10척 수주 협상 등을 챙겼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