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만 호황?…1분기 세금 14조 더 걷혀
지난 1분기(1~3월)에 걷은 세금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조원가량 더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구조조정과 원가 절감으로 작년 실적이 개선된 상장사들의 법인세가 증가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작년 4분기(10~12월) 부동산 거래와 소비가 ‘반짝 증가’한 데 따른 양도소득세와 부가세가 시차를 두고 들어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1분기 경기가 부진했고 상장사들의 법인세 납부도 4월에 마무리됐기 때문에 5월부터는 ‘세금 호황’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간한 ‘5월 재정동향’을 보면 1분기 국세수입은 64조원으로 작년 1분기(50조2000억원)보다 13조8000억원 늘었다. 1분기 국세 수입은 정부가 올해 목표로 삼은 전체 세수(222조9000억원)의 28.7%로 1년 전에 비해 5.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세금이 잘 걷힌 데는 법인세 영향이 컸다. 1분기에 들어온 법인세는 15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8000억원) 대비 3조원 늘었다. 김병철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저유가 등에 따른 원가 하락으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의 작년 순이익이 재작년보다 18.7%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거래가 늘고 소비가 증가했던 작년 4분기의 흐름이 올해 1분기 세금 납부로 이어진 것도 세수 증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1분기에 걷은 소득세는 16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1000억원)보다 3조5000억원 많았다. 작년 11~12월 거래된 부동산의 양도소득세가 두 달 뒤인 1~2월부터 들어왔기 때문이다. 내수 진작책에 따른 작년 4분기 소비 개선세로 1분기 부가세도 4조5000억원 더 걷었다.

세수 증가 흐름은 4월까진 이어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상장사들이 법인세를 3월과 4월 나눠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5월부터는 ‘세금호황’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기재부의 전망이다. 내수회복 조짐이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해 경기 개선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