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자베르 무바라크 알 하마드 알 사바 쿠웨이트 총리와 만나 에너지·화학, 신에너지, 인프라 구축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황교안 국무총리 초청으로 공식 방한 중인 자베르 총리와 최 회장의 면담에는 정철길 SK에너지·화학위원장(SK이노베이션 부회장 겸임), 유정준 SK글로벌성장위원장(SK E&S 사장 겸임) 등이 배석했다.

최 회장은 이날 면담에서 "SK그룹은 쿠웨이트 국영 석유공사인 KPC(Kuwait Petroleum Corporation)와 원유도입, 대규모 플랜트 공사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SK그룹은 한국과 쿠웨이트 사이에 실질적인 협력관계가 이어지도록 민간기업 차원에서 성장방안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 등 SK 경영진은 자베르 총리 면담에 이어 아나스 알 살레 쿠웨이트 석유부장관 겸 KPC 회장과도 별도로 만나 세부 협력방안을 추가로 논의했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9일 자베르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유일하게 KPC와 '석유·가스 및 에너지산업 협력 MOU'를 체결했으며 석유화학, 원유탐사, 신에너지 분야 등에서 구체적인 협력 모델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번에 MOU를 체결한 KPC는 쿠웨이트 정부가 지분 100%를 가진 국영기업으로 원유 생산량 기준 세계 8위의 글로벌 메이저 석유회사이다.

SK그룹은 최근 이란에 이어 쿠웨이트까지 교류를 늘려나가며 중동을 발판으로 한 성장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그룹 경영진 6명은 지난 1일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바 있다.

회사측은 이란, 쿠웨이트, 사우디 등 중동지역은 자원, 외화 등이 풍부하고 대규모 인프라 구축 등 협력 기회가 많아 SK그룹의 대표적인 전략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지역은 원유를 기반으로 한 오일머니가 풍부해 기술력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 새로운 성장동력 공동 발굴, 조인트 벤처 설립을 통한 협력, 대규모 인프라 구축 등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중동은 중국, 중남미와 함께 SK그룹의 '3중(中) 전략거점'이라 불릴 정도로 SK그룹의 성장에 큰 발판이 돼 왔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란, 쿠웨이트 외에도 대표적인 중동 자원부국인 사우디의 최대 화학기업 사빅(SABIC)과 넥슬렌 공장을 울산에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쿠웨이트, 이란,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은 에너지·화학 비즈니스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한 '기회의 땅'"이라며 "3중 지역에서 SK그룹의 핵심 사업분야들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