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馬雲·52) 회장이 중국 재계의 최대 이너서클인 중국기업가클럽 회장으로 선출됐다.

9일 중국 경제지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중국기업가클럽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마 회장이 류촨즈(柳傳志) 레노버 명예회장의 후임으로 중국기업가클럽 회장으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중국기업가클럽은 지난 2006년 중국의 기업인과 경제학자, 외교관들이 기업가 정신 함양과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설립한 민간 비영리기구로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 총수 49명이 이사로 등재돼 있다.

마 회장은 회장 취임사를 통해 "중국 기업의 성장, 중국 사회의 진보에 따라 기업인들은 거대한 책임을 짊어지게 됐다"며 기업인과 돈, 기업인과 정부, 기업인과 세계, 과거와 미래의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고 부자는 가장 먼저 책임을 짊어지는(負·부) 자리라는 점에서 부호 순위를 매기는 것은 부정확한 일"이라며 "부호 순위는 사회 발전에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하면서 반(反)부자 심리만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마 회장은 또 "돈의 본질은 사회를 완성하는 자원"이라며 "진정한 기업가라면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돈이 아닌 도덕·가치관·사회적 책임에 따라야 한다"고 기업인과 돈의 관계를 설명했다.

기업인과 정부의 관계에 대해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말했던 깨끗함(淸)과 친밀함(親)의 관계를 언급하며 "기업인은 뇌물, 임금체불, 탈세, 지적 재산권 침해를 저지르지 않음으로써 경제발전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시인 소식(蘇軾)의 시 구절 '춘강수난압선지'(春江水暖鴨先知·봄 강물 따스해지는 것은 오리가 먼저 안다)를 인용, 기업은 일선에서 경제발전의 변화를 더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인들이 경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경제정책 결정 과정에서 역할을 맡아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의 이전 경제정책 결정 모델이 정부와 경제학자 위주로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정부, 기업인, 과학자, 경제학자가 합심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해외에 공장 몇 개 세운다고 세계화가 아니다. 영어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며 "세계와 융합하고 세계경제 성장에 참여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진정한 세계화"라고 역설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